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8월 27일 14시44분
[사설] 봉화산서 봉화 유적 발굴 지역 고대사 조명 계기
무주군 봉화산 정상서 삼국시대 봉화유적 발견무주 지역 고대사 및 역사적 위상 조명 계기
무주군 안성면 봉화산 정상부에서 삼국시대 봉화 유적이 발굴됨에 따라 무주 지역의 고대사와 역사적 위상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봉화산(885m) 봉화유적 정상부가 석축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밝혔다.
남쪽 사면에서는 성벽으로 추정되는 석축열도 발견됐다. 이는 봉화산이 단순한 신호시설을 넘어 방호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으로, 내부 정상부에서는 실제 봉화 운영을 입증하는 불에 탄 토양과 숯, 석재가 발견됐다. 봉화 축조와 운영 시기가 삼국시대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항아리’와 ‘시루’ 등 삼국시대 생활 용기와 선문이 새겨진 ‘경질토기’도 다수 출토됐다.
면 소재지의 동북쪽에 높게 솟아 있는 봉우리가 봉화산(烽火山, 884m)이다. 봉화산은 안성면과 적상면의 경계를 이루며, 그 남쪽에 도치, 서쪽에 오두치 등의 고갯길이 한눈에 조망된다. 도치와 오두치는 현대화된 도로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무주군 안성면 일원에서 진안군과 충청남도 금산군 방면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였던 중요한 길목이다. 진도리 봉화산 봉수(眞道里烽火山烽燧)는 이러한 길목을 감시하기 위해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쪽의 방이리 구리골산 봉수, 남쪽의 죽천리 매방제산 봉수(竹川里梅芳齊山烽燧)와 연결된다.
정상부의 가장자리를 따라 둘레 60m 내외의 무너진 석재 더미가 이어져 있으며. 일부 2단~3단가량의 석축이 남아 있다. 이 석축 시설은 봉수의 외곽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로 보이며, 무너진 석재들 틈에서 삼국 시대 토기편 일부가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삼국 시대에 축조됐을 가능성이 크다.
봉화산 봉수는 무주군에 존재하는 봉수들 중 잔존 상태가 가장 양호한 곳으로, 향후 정밀 지표 조사와 발굴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봉수의 정확한 운영 시기 및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습 유물과 지리적 위치를 고려해 볼 때, 삼국 시대에 축조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2024년 정밀지표조사와 시굴 조사에서 봉화를 방어하는 성벽과 삼국시대 토기 조각 등이 확인되면서 발굴조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봉화산 봉화 축조 기법과 운영 시기, 시설의 잔존 현황을 규명한 이번 조사가 무주읍 당산리 봉화유적에 이어 삼국시대 무주 지역의 군사·교통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8-29 6면
http://sjbnews.com/858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