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8월 27일 14시54분
[금요수필] 해바라기의 꿈
해바라기의 꽃말은 ‘일편단심,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 존경, 희망’ 등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여름꽃의 여왕으로도 칭송을 듣는다. 노란색 해바라기꽃은 새로운 시작과 기회를 의미하는 밝고 선명한 에너지와 행복과 희망의 상징하며, 어두운 곳에서도 태양을 향해 웃는 모습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쾌활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은 특성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용기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태양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척박한 땅에서도 꿋꿋하게 버텨내며, 의연하고 높이 자라기 때문에 ‘희망’이라는 꽃말을 가져도 손색이 없는 꽃이다. 고운 자태로 담 벼랑에 늘어뜨린 해바라기, 노란 꽃들이 흐드러져 아름답다. 유난히도 무더운 여름날에도 위용을 자랑하는 해바라기 꽃을 보니, 내 꿈을 향해 다시 불을 지피고 싶은 욕망이 새록새록 내 마음을 흔들고 있다.
나는 그토록 갈망하던 꿈이 얼마 전에 이루어졌다. 먼저 ‘수필가’로 등단한 뒤에 내친김에 욕심을 내어 ‘시조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어엿한 문인으로 인정을 받는 작가가 되다 보니, 글쓰기가 더 어려워진다. 지금부터는 ‘나’와의 싸움에서 꼭 이겨내야겠다는 결심을 단단히 했다. 그 결과 숱한 밤을 지새우며, 노력한 끝에 응모한 ‘시조부문’에서 마침내 큰 상을 받는 영광을 얻었다. 사단법인 '한국국보문인협회'에서 2025년 시조부문 대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기쁜 마음으로 하늘을 보니, 햇님이 나를 보고 맑게 웃어 주었다.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으로 작가로 변신해서 하고픈 얘기들을 펴 보인다는 기쁨은 나만이 느끼는 희열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이 무더운 여름 내내 가슴으로 뭉클하고 다가왔다. 아버지께 자랑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글을 썼던 순간들이 뇌를 스치고 지나간다.
수상 작품을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께 보여 드리고 싶었다. 그 기나긴 세월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금도 여전히 늘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간직한 채 살고 있다. 언제나 곁에 있는 것처럼. 든든한 아버지다. 그 마음으로 단숨에 아버지의 고향으로 달려갔다. 그날은 햇살이 빛나고 바다 물결은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버님의 산소 앞에서 수상한 작품을 읽어드리면서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아쉬움을 뒤로 하면서 그 글을 아버지 품인 산소에 놓아드리고 내려오는 길목에는 싱그러운 바람이 살랑거리고 나를 축복해주었다. 바닷가 파도 소리가 아버지의 음성으로 “드디어 해냈구나, 장한 우리 딸 수상을 축하한다. ”라고 저 멀리서 속삭이듯 들려 온다. 아버지의 향기를 맡고 내려오는 길에 미향사에 들려 차 한잔을 마시며, 창밖을 보니 노란 해바라기가 아름다운 자태로 태양을 향한 일편단심을 자랑하듯, 바람에 몸을 흔들며 나에게 박수를 보내듯이 웃고 있었다.
이종순 수필가는
'문예사조'로 수필 등단. 교육학박사.
전)호원대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 우석대 대학원 유아교육 외래교수
교육부 유보통합 연구진으로 참여.
'창의 숲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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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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