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9월 11일 14시31분
[사설]기업유치, 성과 부풀린 것 아닌가
민선 8기 들어 심혈을 기울여 온 투자 유치가 극히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도가 국내외 기업과 맺은 투자 유치 협약의 불과 4%만 실제 투자로 이어졌다고 한다. 투자 유치 실적을 부풀려 홍보했거나 후속 초치가 미흡했거나 둘 가운데 하나다.
도의회 이정린 의원이 도정질문을 통해 밝힌 자료를 보면 지난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이래 올 6월 말까지 약 3년간 전북도가 국내외 기업들과 체결한 투자협약은 210건에 달했다.
투자 예정액도 무려 16조5,251억 원에 이른다. 두자 기업의 고용 예정자 또한 1만8,662명에 달했다.
전북도는 이들 투자를 약속한 기업에 1,360억 원대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행률은 한 자리 숫자인 4%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 투자액은 6,399억 원에 그쳐 투자계획 대비 3.9%다. 고용인원 또한 계획 대비 4%에 불과한 756명에 그쳤다.
이의원이 “성과를 부풀린 기업 유치 정책은 도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질타한 이유다. 애초 계획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6,000억 원대의 투자가 이뤄지고 700명 넘는 일자리가 생긴 것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기업의 투자협약은 공장 터 계약과 공장건축, 시험가동 같은 절차를 거쳐 투자가 완료할 때까지 3~5년 이상 걸리는 게 상례다. 당장은 투자이행률이 낮더라도 성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1,300억 원대의 보조금까지 줘가며 거둔 성과라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문제를 제기한 이의원이 “이제는 기업 유치 일변도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그 대안으로 “농업의 신성장력화에 투자할 것”을 촉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업 유치에 쏟아붓는 행·재정력의 절반만이라도 귀농 귀촌과 후계농 창업,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지원한다면, 억대 고소득 농부가 늘어나면서 청년층 귀농촌을 촉진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다.
기업투자유치를 손 놓으라는 게 아니라 성과 없이 지원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핵심사업에 집중투자 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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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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