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9월 14일 11시06분
[사설] 새만금 공항 좌초되나
법원 “조류충돌 위험 부실 평가”좌초 위기에 놓여 대책 마련해야
전북특별자치도가 발칵 뒤집혔다. 정부가 8,077억원을 들여 짓기로 한 새만금 국제공항이 첫 삽도 뜨기 전에 법적 다툼에서 지면서다. 서울행정법원 제7행정부는 11일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 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 선고 공판에서 “피고(국토교통부)가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조류 충돌 위험을 부실하게 평가했을 뿐 아니라 해당 평가 결과를 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앞서 전북 지역 49개 시민·사회·환경단체로 구성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등이 2022년 9월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만이다. 이들은 사업 부지인 수라갯벌의 환경적 중요성, 미군 요구에 따른 활주로 확대 사업 등을 공항 건설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에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 나온 11일 전북도민의 뜻과 국가가 약속한 균형발전의 대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 글을 통해 "180만 전북도민과 함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지사는 도는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즉시 항소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항소심을 통해 새만금 국제공항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반드시 입증해 내겠다고 했다.
민주당 전북도당도 입장문을 내고 전북 도민의 오랜 염원을 짓밟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생존 전략에 역행한 판결이라며 법원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도당은 공항 건립은 균형발전을 앞당기고 국가의 미래 전략 거점을 마련할 중차대한 사업이라며 반드시 적기에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새만금이 자리한 군산 지역 사회와 상공업계도 이번 판결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는 지역별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을 선정했다. 그동안 경제성 부족으로 발목이 잡혀 왔던 새만금 국제공항은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되면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지난 2023년, 새만금 잼버리 실패 논란 뒤 국토교통부의 적정성 재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예산 삭감 등으로 사업 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듬해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극적으로 회생해 행정절차를 진행해 왔고, 빠르면 오는 11월 착공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법원 판결에 다시 사업 중단까지 거론되는 초대형 악재를 맞았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인 전북도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남은 행정절차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정부 예산을 집행하고 배정할지 전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03년, 감사원 요구로 김제공항 사업이 취소된 전례 속에, 우여곡절 끝에 추진하던 전북권 국제공항 조성 사업이 이번 법원 판결에, 또 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단순 항공 인프라를 넘어 새만금 트라이포트(tri-port, 항만·공항·철도) 완성의 핵심축으로, 이번 판결은 매우 아쉽다. 국토부, 전북도 등과 협력해 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해 나가야 한다. 이번 판결로 행정 절차상 보완은 불가피해졌지만, 지역 발전을 향한 열망까지 꺾여서는 안된다. 정부가 항소와 함께 신속한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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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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