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9월 16일 14시56분
'단상 고양이'가 전하는 오늘의 행복
전주 갤러리 한옥, 한해숙 작가 '단상 고양이 초대전'
작가의 열여덟번째 개인전으로, '한옥 문' 연작을 선보인다.
'단상(斷想) 고양이'는 이름에 걸맞게 단편적인 삶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캐릭터이다. 고양이의 하얀 몸과 푸른 눈이 특징이다. 캔버스나 하얀 종이처럼 어떤 이야기도 담아낼 수 있도록 하얀색을 몸 색깔로, 제 이름의 뜻을 가진 (바다 해（海）에 맑을 숙（淑)으로 '맑은 바다'라는 뜻) 바다처럼 푸른 눈동자를 가진 의인화된 고양이의 모습이다.
'단상 고양이'는 말 그대로 '삶의 단상을 전달하는 고양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살려 '단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양한 예술 양식이 공존하는 현대미술에서 캐릭터 아트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회화적 표현으로서 작가와 관람자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바로 이 '단상 고양이'는 바로 이 매개체로서, 삶의 이야기가 내포된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경험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작품의 출발점은 작가 자신과 연결된 관계, 그리고 삶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다.
삶은 누구와도 동일할 수 없지만, 누구나 생애 주기마다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되며, 또한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수많은 삶의 교차점을 공유하게 된다.
작가는 이와 같은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단상 고양이를 통해 풀어낸다.
"우리 중 누구 하나, 같은 삶은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무수히 많은 교차점을 갖고 있다.그 교차점에서 단상 고양이의 이야기가 생겨난다"
작가의 '단상 고양이' 작품은 대중과의 공감이 생겨나고, 그러한 공감은 결국 삶에 대한, 작품에 대한 진정성으로 연결된다.
이 전시에서 선보이는 '한옥 문' 연작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반영한다. 또, 한옥문이 가진 특성을 통해 ‘문’이라는 경계를 단절이나 차단이 아닌 순환과 환기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문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이면서도, 동시에 안과 밖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이다. 한옥문은 나무와 한지 같은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다.
한지가 가진 특성상 문을 닫더라도 완전히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공기와 빛이 여전히 순환되고 환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상 고양이'의 한옥 문 연작은 지속과 변화를 거듭하는 자연에 대한 탐구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한옥문이 가진 순환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단절과 차단이 아닌 삶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의 소중했던 찰나를 되새기고, 관람자의 기억과 이야기를 환기하며,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공감과 소통을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국립공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 개인전 18회, 그룹전 & 아트페어 100여 회, 협업 작업 40여 회 등에 참여했다. '단상 고양이' 일러스트 수록집을 펴냈으며, 천안문화재단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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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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