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9월 17일 14시22분
유휴열미술관, 2025년 기획 이철규전
이번 전시회는 의미가 깊다. 수십 년 동안 예원예술대학교와 함께한 젊음과 열정의 마침표이기도 하며 작가로서의, 스승으로서의 세월의 궤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은 투박하면서 간결하다. 수묵과 채색, 평면과 입체, 형식과 내용, 전통과 현대 등의 상대적인 것들이 함께 어우러진 우리의 민화를 연상케한다.
그려지거나 종이 부조로 만들어진 인체 위에 색이 입혀진 것들은 인위적이지 않으며 자연스럽고 소박하다. 단순한 선과 주로 오방색으로 이루어진 형태는 질박한 맛을 풍기면서도 섬세하고 세련미가 있어서 인간적인 느낌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또, ‘금과 한지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작업 과정도 주목을 받는다. 작가는 한지의 원재료를 이용, 다양한 형상들을 제작하고 이에 금박을 입히는 독특한 조형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얇은 금박을 일일이 수공을 거쳐 화면에 덧붙이는 작업은 무수한 반복을 통하여 비로소 가능해진다.
작가에게 있어 ‘금’은 영원불멸의 보편적 정신성과 물질성의 상이한 두 개념의 공생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금이라는 재료는 그 매체 속에 내포되어있는 부와 탐욕의 양면성이 있지만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과 신, 자연과 우주, 정신성과 물질성, 일상과 예술의 공존과 상생의 관계를 보다 실존적이고 집요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투박하고 덜 다듬어진 듯한 그의 작품들은 훨씬 친근하고 따뜻하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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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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