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9월 17일 14시33분
자연에 기대어 나를 찾다
'붓끝에서 피어나는 자연의 향연'을 주제로 갖는 여덟번째 개인전으로, 문인화와 서예 30 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만의 농익은 선의 예술과 절묘한 절제미 등 문인화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에 깊이 빠져들 수 있는 전시다.
전시엔 추상적인 면을 부각시킨 가운데 문인화에 캘리그라피를 접목시킨 색다른 작품도 선보인다.
국화, 연꽃, 조롱박, 난초, 매화, 파초 등 문인화에서 즐겨 다루는 소재를 담은 작품은 물론 풍경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도 출품한다
작가가 그린 문인화는 사물의 겉모습을 묘사하는 ‘형사(形寫)’보단 그 내면의 정신세계를 담아내는 ‘의사(意寫)’를 중시하며, 기운생동(氣韻生動)을 강조했다.
작가만의 수묵과 담채의 언어로 대중과 교감할 예정이다. 때론 섬세하게, 때론거침없는 붓질로 추상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은, “간결하면서 여백을 중시하는 문인화의 특색을 보여주면서 단순하되 심심하지 않고, 담백하되 지루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의 문인화는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필치와 자유분방한 터치, 그리고 활력적인 색채가 돋보인다.
대상에 대한 감흥을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며, 자신의 시각과 정신으로 자연을 재해석해 자유롭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를 화폭에 담아낸다.
묵향이 좋아 서예의 길로 들어선 지 30여 년이 지난 작가는 동국 조명현선생으로부터 해서를, 여산 권갑석선생으로부터 행서 등 각 체를, 유산 권영수선생으로부터 한글을 배워왔다.
전통적인 문인화의 기법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가미, 품성이 스며있는 청아하고 고요함과 함께 섬세한 안목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 모성적인 삶의 포용력과 너그러운 아름다움이 여성적 섬세함과 어울려서 필묵과 선으로 잔잔하게 표현된다.
기교보단 천진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며, 그리는 이의 내면적 세계와 교양을 반영하는 특징을 지닌다.
소나무, 매화, 난초, 연, 파초, 포도, 국화, 대나무 등 8군자를 주제로 한 수묵 작품을 중심으로, 자연의 질서와 사계절의 순환을 품은 작가의 시선이 펼쳐진다.
사계의 변화를 먹선 하나로 응축해, 삶의 이치와 무상의 미학을 응시하게 한다. 먹의 번짐과 절제된 붓질은 자연을 향한 깊은 존중과 통찰을 담고 있으며, 관조의 미학을 현대적 언어로 드러낸다.
기존의 선 중심의 일획성을 바탕으로 그려진 방법 외에도, 수묵화에서 강조하는 물과 먹과 물감이 화선지에서 번지게 하는 발묵과 파묵법 위에 분무 작업을 한다든가, 선염과 먹물의 선택적 침투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우연적인 것을 가미시킨 방법을 도입, 문인화의 새로운 방향과 기법의 창신성을 볼 수 있는 작품들로 전시장을 채운다.
대담한 필획과 유려한 서체에 서정성과 철학적 깊이를 가미한 서예 작품은 전통 서예가 지닌 미학적 가치를 다시 조명한다.
작가는 “서예는 마음의 결을 담는 예술이며, 문인화는 사물 너머의 정신을 그리는 작업이다”면서 “여러분의 작품은 단순한 선과 먹의 표현을 넘어, 삶의 철학과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 깊이와 품격은 보는 이의 마음에 진한 울림을 전한다”고 했다.
작가는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및 이사 및 심사, 전북서가협회 초대작가 및 이사 및 심사,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우수작가 선정, 서울미술관 100인 초대 미술전, 일본 히로시마 평화미술제, 한.중.일 국제교류전, 한.중 서예교류전, 고창 한묵회전, 여산묵연전, 세종한글서예연구회 회원전, 캘리그라피 지도자 초대전 등을 가졌다. 현재 한국서예연구회 부회장, 여산묵연회 회장, 전북문인화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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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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