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상래 - 2025년 09월 24일 14시39분
차세대 미생물제‘메소나’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상미경연구사
바실러스 메소나에는 시설재배가 많은 토마토와 오이 농가를 중심으로 뿌리 발달, 생육 증진, 생산성 향상 효과가 확인된 후, 국내 기업 ㈜글로벌아그로에서 ‘메소나’라는 이름으로 제품화되었다. 이전까지 농업용 미생물은 작물 생육을 돕는 비료 또는 병 발생을 억제하는 생물방제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이상기상이 빈번해지면서 환경 장해를 줄이고 식물의 양분 효율성을 높이는 ‘생물활성증진제(Bio-stimulant)’라는 새로운 개념의 농자재가 주목받고 있다. ‘메소나’는 바로 이 흐름에 부합하는 차세대 농자재다. 작물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염류집적이 심한 토양에서도 정상 생육을 가능하게 하며, 고온 조건에서 발생하는 생리적 스트레스도 완화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실제 시험에서는 토마토, 딸기, 오이, 수박 등 다양한 작물에서 생육과 수확량이 크게 향상되었다.
농업인들은 ‘메소나’를 처리한 작물에서 양분 흡수가 더 원활해지고, 침수나 과도한 비료 사용으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며, 과실 비대 촉진 효과도 있다고 전한다. 일부 농가에서는 병해 발생이 줄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는 ‘메소나’가 실험실을 넘어 현장에서도 다양한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과는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아그로는 2024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농업박람회 ‘GROWTECH’, 중국 상하이 ‘국제 농화학 및 작물보호 전시회(CAC)’, 그리고 올해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한 농기자재 수출상담회(K-AgroEX) 등에 ‘메소나’를 선보였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여러 나라의 바이어들이 큰 관심을 보였으며,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안전하고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메소나’를 차세대 작물 미생물제로 평가했다.
물론 우수한 연구 성과만으로 세계 시장이 쉽게 열리지는 않는다. 각국의 토양과 기후, 재배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현지 실증시험과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현지 환경에서 효과가 입증되어야 비로소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수출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농촌진흥청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계 20개국에서 KOPIA(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운영하며 농업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메소나’와 같이 국내에서 성과가 입증된 농자재가 KOPIA를 통해 해외 농업현장에서 검증된다면 등록과 보급이 한층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단순한 수출을 넘어, 기후변화와 식량안보라는 인류 공동 과제 해결에 한국 농업기술이 기여하는 길이기도 하다.
앞으로 ‘메소나’가 그 출발점이 되어, 국내 농업 미생물제가 세계 농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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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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