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상래 - 2025년 09월 29일 14시33분
(데스크의 눈)40조원 규모 ESS 정부입찰 평가방식 개선 시급
1차 전국 5개 시·도 공모...고흥 등 7곳 전남에 집중10월 예정, 2차 입찰부터 평가방식 바뀌어야 한다
정부도 ESS의 보급 확대를 위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기반으로 38년까지 ESS 필요물량을 23GW로 전망했고, 이를 위해 매년 ESS 중앙계약시장을 개설하고 공모를 통해 업체를 선정 중에 있다. 실제 지난 5월 22일 전력거래소가 ‘2025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 공고를 했고, 입찰결과 전라남도(7곳)가 모두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도내 관련사업자들이 관심을 갖고 모두 고대해왔던 사업이지만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에 전력계통 시설이 집중된 상황에서 오히려 불리한 평가를 받는 불합리한 구조 때문에 수조원대 투자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전력거래소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입찰제’의 평가 항복 중 하나인 ‘출력제어 수준’이 전북이 ESS 사업에서 탈락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이다.
지난해 전남이 출력제어 횟수가 26회인데 반해 전북은 5회에 불과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아 송전용량을 초과해 출력제어를 자주해야 하는 지역에 ESS 설치 필요성이 높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준 태양광발전소는 전북 3만 5,817개소(4,552MW/127kW), 전남 2만 6,017개소(5,998MW/230kW)이다. 전북은 소용량이 많아 출력제어가 낮고, 전남은 염해부지 등 대용량이 많아 출력제어 횟수가 많다. 태양광발전소 숫자는 전북이 많지만 대용량이 아니라는 점에서 ‘출력제어 평가’ 방식은 불리하다. 한마디로 기울어진 운동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력계통의 핵심 설비인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전북이 떠맡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출력제어는 전국에 있는 계통포화 지역에서 발생한다. 계통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2036년까지 전북에 34만5000V급 변전소 4개와 송전선로 10개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시설들은 전남 등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재생에너지 수송을 위해 ‘혐오시설’로 여겨지는 대규모 전력설비를 설치하면서도 정작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ESS 사업에서는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대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전남지역에만 낙찰될 수 있는 평가조건이 아닌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ESS의 도입취지에 부합하려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평가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만약 전력거래소가 이대로 평가방식을 고수한다면 전북은 향후에도 수 조 원대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하다.
‘출력제어 평가’는 ‘지역’ 단위가 아닌 ‘연계송전망’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송전망을 공유한 전북과 전남을 하나의 호남권으로 ‘출력제어 평가’가 적정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균형 성장과 에너지 전환을 고려, 전력자립률 평가도 중요하다. 하지만, ESS로 인한 신규발전사업 가능 용량 부여 기대, 전력 자립률이 낮은 지역에 배점(가점) 부여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분산에너지 정책에도 부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도내 정치권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ESS사업은 지역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산업기반 조성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실제 출력제어는 수급균형을 위해 전남지역 외에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전남지역만 낙찰 가능한 평가 기준은 국내 시장활력의 분배 측면 및 전남 외 출력제어 대상 사업자에게 불리한 방식으로써 2차 입찰부터는 평가방식 개선이 절실하다. 재생에너지 수송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라도 입찰 배점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박상래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9-30 7면
http://sjbnews.com/86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