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0월 01일 13시07분
[사설] 청년이 돌아오는 전북을 만들자
청년 인구 연간 8,000명 이탈13개 시·군 ‘소멸위험’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 청년층이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20년째 이어지며 지방 공동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4만 5,169명에 달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전입한 인구는 41만 8019명,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전출한 인구는 37만 2,850명으로 집계됐다. 전북 청년 인구가 해마다 8,000명 이상 줄면서 지역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와 맞물려 전주를 제외한 13개 시·군이 모두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최근 4년간 전북 청년 인구는 2021년 8606명, 2022년 9069명, 2023년 7741명, 2024년 8478명 감소했다. 불과 4년 새 3만여 명이 지역을 떠난 것이다. 이 여파로 익산 등 6곳은 소멸위험 ‘진입 단계’, 진안 등 7곳은 ‘고위험 단계’로 분류됐다.
청년층은 2004년 이후 20년째 수도권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반면 중장년층은 2007년부터 17년째 수도권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청년은 ‘일자리와 교육’을, 중장년층은 ‘가족과 주거’를 이유로 다른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 흐름 차이가 뚜렷하다. 서울은 2024년에만 4만 4,692명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청년층만 놓고 보면 2만8,010명이 순유입돼 9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청년층은 영남·호남·중부권 모두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반면, 중장년층은 중부권에서의 유출이 두드러졌다. 시·도별로는 부산 1만명, 대구 8,000명, 경남 8,000명, 광주 6,000명, 경북 5,000명, 전북 4,000명, 대전 4,000명, 전남 3,000명, 울산 3,000명, 제주 2,000명, 강원 1,000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유출의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한다. 전북은 대기업 본사와 연구개발 거점이 부족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고 임금 수준도 낮다. 교통망과 문화·여가 기반도 수도권과 광역시에 크게 뒤처져 청년층이 머물 동력을 잃고 있다. 전북도는 청년 붙잡기 대책으로 ‘2025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직무 인턴과 기업 연계 매칭, 면접수당 지원, 창업·스마트팜 영농 지원을 확대하고 임대보증금·전세자금 이자, 월세 특별지원도 제공한다. 또 지역 활동 청년에게는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활력수당을 지급한다. 청년정책협의체와 시·군 청년센터 활성화를 통해 정책 수립 과정에 청년 참여를 보장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건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라 삶의 기회와 매력 차이 때문이다. 지원금 위주 정책으로는 유출을 막기 어렵고 산업·문화·교통 기반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이 계속된다면 지방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가속화될 것인 만큼 지역 일자리 창출과 교육 인프라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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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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