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0월 01일 16시37분
산후조리원도 소멸, 산모들 서울로 광주로
전주-군산 외 지역은 산후조리원 모두 폐업이용료 2배 이상 폭등, 국가 차원 지원책 시급
산후조리원조차 사라지는 지방소멸 현상에 산모들은 서울이나 광주 등 대도시로 원정 요양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다, 그 이용료 또한 최대 2배 이상 치솟아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의원이 1일 내놓은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전국에 운영중인 산후조리원은 총 466개, 이 가운데 경기(150개), 서울(116개), 인천(22개) 등 수도권에 62%(288개)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비수도권은 통틀어 178개(38%), 이마저도 대구(21개)나 부산(19개) 등 대도시에 집중됐다.
전북의 경우 고작 10개, 이조차 전주(8개)와 군산(2개) 등 단 2곳만 남겨진 실정이다. 익산이나 김제 등 여타 시·군 12곳은 저출생이나 출향행렬 등의 여파에 산후조리원이 모두 폐업했다.
전국적으로도 229개 시·군·구 중 무려 99곳, 즉 전체 43%에 달하는 지자체에 산후조리원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지방 산모들은 산후조리조차 대도시로 원정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북지역 산모들은 주로 광주나 대전 산후조리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덩달아 산후조리원 이용료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주와 군산지역 산후조리원 이용료는 평균 279만 원을 기록해 2020년(165만원) 대비 69%(114만원) 뛴 것으로 조사됐다.
동기간 최고가는 270만 원에서 592만 원으로 무려 119%(322만원) 폭등했다. 이런 실태는 타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공 산후조리원이 많이 보급된 것도 아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도 단 21개에 불과했다. 전북지역 또한 올 10월 처음으로 남원에 1개, 내년 10월 정읍에 1개가 각각 설립될 예정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직접 설립해 운영하다보니 확대 보급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이제는 국가 차원의 산후조리원 보급사업이 시급하다고 지적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산후조리시설에 대한 임산부의 수요와 경비 지원에 대한 요구가 높다. 더욱이 지역의 경우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져 어느 지역에 사느냐가 산후조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며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열악한 재정 여건상 큰 부담이 되는 만큼 국가도 그 확대 보급과 운영을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재명정부는 공공 산후조리원 운영이 강화되도록 국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산후조리 지원정책에 대한 국가의 역할 강화, 특히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우선적 지원을 시작해 산후조리 지원정책 전반에 대한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선 2월 박 의원은 이를 뒷받침할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주목 받았다.
개정안은 현재 선택사항인 지자체의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을 의무사항으로 바꿨고, 정부는 그 설립비와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소멸위기에 처한 인구감소지역은 우선 지원하도록 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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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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