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0월 23일 15시15분
[삶의 향기]청년정책에 정작 청년은 빠져 있다.
얼어붙은 지역의 경제 사정과 더불어 지역을 떠나는 청년인구의 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청년정책이 실행되고 있지만 실제 청년들이 느끼는 정책의 효용성은 크게 높지 않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청년정책은 계속해서 마련되고 있다. 바로, 청년정책 수립 과정에 수혜 당사자인 청년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는 이미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에 관해 용역과 여러 조사 등을 통해 알고 있다. 일자리와 주거라는 주된 요인을 비롯해, 문화와 교통, 여러 인프라의 부재 등이 부수적 요인으로 파악돼 있다. 하지만, 각각의 정책들이 정말 청년들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집행되지 않고 있기에 청년들이 느끼는 정책의 효용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시기를 구분해 보면 크게 학업을 위해 지역을 떠나는 대학을 진학하는 시기, 일자리를 위해 지역을 떠나는 시기, 자녀의 양육을 위해 지역을 떠나는 시기로 나눌 수 있다.
다수의 지역 출신 수험생들은 대학 진학을 위해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실제 지역에 있는 거점 국립대도 지역 출신 입학생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한정된 전공 대신 지역의 기업과 연계된 전공 마련 등을 통해 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는 첫 기반을 다져주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역으로 다른 지역에서 우리 지역으로 진학한 학생들의 정주를 높일 방안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후에도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입할 준비를 하려는 선택의 갈림길에서도 지역을 떠나야 할지에 관한 고민이 자연스레 자리 잡곤 한다. 지역의 한정된 일자리와 산업구조 상 지역 출신의 모든 인원이 모두 일자리를 갖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고 자란 고향에 꾸준히 지내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마땅한 곳이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 역시 종종 보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근래 화두가 되는 피지컬 AI와 같은 새로운 산업의 육성으로 지역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불러와야만 한다.
일자리를 갖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게 되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점이 바로 자녀의 교육 문제일 것이다.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의 합계 출산율은 0.81을 기록해 비수도권 도 단위 지역에서는 최하위에 그쳤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아이를 낳고 양육과 교육을 하기 위한 인프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낸다. 산후조리원의 이용 금액이 호남권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은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현실이다. 출산과 양육과 교육 모두 선도하는 지역의 모습을 보여야 나고 자란 곳에서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청년인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학업에서 출발해 일자리를 잡고 가정을 이루고 자녀의 양육과 교육으로 이어지는 생애에서 과연 지역의 정책이 얼마나 청년의 생애에 맞춰서 제공되었는지 다시 한번 상기해 보아야 한다. 과거에 비해 일회성 지원금과 같은 휘발성이 강한 정책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책의 당사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이 너무 많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생애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거기에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책 입안 과정에서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청년 정치인 육성과 함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제도화해야만 한다.
청년이 살기에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청년 정책을 선도하는 전북특별자치도를 기대한다./신인철(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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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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