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0월 30일 15시35분
소방관 '무늬만 국가직', 정부 월급도 안챙겨
국가직 전환 5년, 인건비 91% 지자체가 부담전북발 소방관 임금체불 집단소송 사태 무색
30일 국회 행정안전위 이달희(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이 내놓은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그 인건비는 줄곧 지자체에 의존하는 형태로 소방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전국 소방직 인건비 총 6조1,215억여원 중 무려 90.8%(5조5,967억여원)는 지방비로 편성됐다. 국비는 단 9.2%(5,247억여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정부와 지자체간 인건비 분담 비율은 국가직 전환 직전인 2020년(국비 9.5%·지방비 90.5%)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갈수록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방직 증원 정책에 따라 동기간 약 6만1,000명 규모였던 총원이 6만6,000명대로 5,000명 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자체들의 인건비 부담도 3조7,200억 원대에서 5조5,900억 원대로 2조원 가까이 폭증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는 소방직 신분만 국가직으로 전환한 채 소방업무는 종전처럼 국가 사무가 아닌 지자체 사무로 규정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지적됐다.
즉, ‘무늬만 국가직’이란 비판이다.
이 의원은 “당시 문재인 정부는 ‘소방관이 눈물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소방관들은 무늬만 국가직이란 홀대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국가직으로 전환된 만큼 원칙적으로 인건비 전액을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장 그 부담이 어렵다면 가용재원 마련을 위한 검토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이 가능한 세목이 있는지, 지자체 소방특별회계의 주요 재원인 지역자원시설세 소방분의 과세표준은 적정한지 등을 유관 부처간 적극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1992년 소방사무를 지자체로 이양하면서 소방공무원 신분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방 재정난 속에 2009년 12월 전북 소방직 1,500여 명이 약 346억 원대에 달하는 수당 체불을 문제삼아 전북도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면서 전국적 이목을 집중시켰다.
곧바로 유사한 법정분쟁은 전국적으로 번졌고 결국, 정부는 2021년 소방직 신분을 국가직으로 다시 환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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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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