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1월 05일 14시38분
[온누리]타인의 겨울을 따뜻하게
2018 년 12월 25일, 모두가 즐거워해야 하는 크리스마스의 아침은 싸늘했다. 여성기업의 대표였고 누구보다 아랫사람의 어려움을 알아야 뭔가 대책을 세울수 있다던 그녀는 이른 새벽 홀연히 회사를 떠났다.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차가운 분위기로 채워진채 흘러갔다. 누룽지생산 담당은 싫은 소리 내지 못하는 나에게 주어지고 나는 어쩔수없이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 후 세월이 흘렀다. 내게 누룽지담당을 맛겼던 책임자는 여러가지 사안으로 퇴사를 하고 설립초기 멤버였던 다른 한분의 이사님이 대표직을 맡았다.
맛있다는 반응도 별로없었고 매출이 오르지 않자 회사에서는 누룽지 사업을 멈추자는 이야기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어떤 돌파구를 찾지못했기에 그 사업은 그만 하는것 맞다는 반응에 나 스스로도 한표를 던지며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 했다. 돌아온 대답은 " 제일 맛있는 누룽지를 만들고 있다 " 라는 상상을 하며 3 개월만 꾸준히 해보는것이었다. 더는 굽고 싶지 않았던 누룽지를 구워주는 기계를 바라보았다. 그날 저녁 문자를 통해 책 한권이 소개되었다. 사이토히토리의 "1% 센트 부자의 법칙" 그 속엔 " 못할것도 없지, 나는 참 행복해 " 그날 이후 난 목표를 가졌다. 인생이란 알수없는 것 같다. 아무생각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전부를 바꿔놓기도 한다. 순간순간 망설임조차, 언젠가 중요한 출발점이 될지 모른다. ' 그래 한번 해보는거야 ' 그 끝에 뭐가 기다릴진 몰라도, 뛰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테니까 라는 마음을 먹고 난 후에도 여러번 찾아오는 내일에 대한 불확실성들은 어깨를 누르기도 했지만 영업할때마다 누룽지상품을 메인삼아 도전을 시작했다. 온도와 굽는 시간을 달리하면서 맛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되고 생산현장에서는 다른 맛의 누룽지도 개발하고 시제품을 판매하는 기회를 포착하며 7년이라는 시간을 한 발씩 내디디며 걸어왔다. 대형마트에 납품을 추진했다가 공급가격이 맞지 않아서 멈추게 되기도 하고, 코코넛 누룽지 제조방법이 좀 특이하다보니 약간 탄맛이 나서 리콜 되기도 하는 사례도 생겼다. 일 잘 한다며 목에 힘주던 사람들 있을땐 대책없는 인간의 나 였지만 혼자 이길을 가고 있는 상황에선 보완만이 답이었다. 조금씩 판매수량이 올라가자 다시 꿈을 꿨다. 대량납품에 대한 비전도 가지며 한번도 내디뎌 보지 않았던 길들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최정미(고흥 해맑음농업회사법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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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1-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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