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1월 12일 12시02분
어반 스케치와 펜화로 전주 일대의 풍경을 만나다
정인수 ‘관촌일기’ 발간
村-마을 촌으로 꾸밈이 없고 순수한 시골을 뜻한다
日-해가 움직이며 햇살과 햇빛의 순리로 살
記-기억하는 일상의 기록을 하는 것'
관촌일기(지은이 정인수, 펴낸 곳 창작연)는 어반스케치와 펜으로 전주와 관촌 일대를 그린 작품집이다. '관촌’은 한자로 ‘館村’으로 임실 지명도 되지만 사람이 머무르는 마을이라는 뜻을 차용해 지은 신조어이다.
작가는 수채 채색의 청량함, 드로잉이 주는 자유로움, 펜 터치의 섬세함 등 어반스케치 특유의 표현기법으로 많은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펜으로 그린 그림, 펜화. 생소한 장르 앞에서 느낀 낯설음도 잠깐, 첫 장부터 익숙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서양의 대표적인 필기도구인 펜. 그러나 날카로운 펜 끝으로 동양의 멋을 그리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작가는 낯선 장르를 문화유산 기행을 통해 접근하기 쉽게 보여주는 가운데 세밀한 사실 묘사와 수묵화같은 멋을 지닌 펜화 작품을 통해 전북도청의 회화나무를 비롯 우리 문화유산 등을 답사하면서 느낀 감동을 생생히 전한다.
같은 장소 날마다 보아도 다른 풍경이다. 그런데 눈이 내렸다. 겨울이 됐다. 모든 색들과 마을이 하얗게 덮여 설원이 됐다. 조심조심 내딛는 발걸음이 더디다. 작가는 20여 년 동안 그렇게 살았다.
책의 내용은 2023년 1월 3일부터 2024년 12월 4일까지의 일기이다.
“전주가 좋다. “그림을 그린다고 ? 아니~ 그림만 그리면서 살아갈 수 있느냐는 말이다” 뼈에 사무치게 들어오던 말이었다. “뭐 먹고 사냐” 그런데 꿈꾸던 생각이 현실로 가능하더라고. 삶에 방향을 정하면 그 길을 만들어 가는데 혼신을 다 하기 때문인가 보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즐거워요~’. 한옥마을을 배회하면서 곳곳의 명소를 그림으로 옮기고 골목길을 걷고, 햇살이 빚어 놓은 그림자를 쫒아 날마다 관찰하고 그렇게 20년을 바라보며 살아가다 보니 삶의 터전이 됐다”
흘려버릴 뻔한 아름다움을, 손끝으로 건져 올리는 일. 종이 위에 번지는 물감이 마치 기억 속의 빛깔을 훔쳐내는 것만 같다. 그렇게 천천히 하나씩 주워 담듯 그린, 소소한 일기같은 시간의 궤적이다.
작가는 “저는 전주를 좋아한다. 관광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사람 냄새나는 곳이니까. 변화되면 변하는 대로 시간이 흐르는 풍경을 그리면 되지 않을까? 꿈은 잠에서 깨면 사라지지만 '실행을 하면 나의 것이 된다는 것’에 확신이 섰다. 일기는 살면서 순수에 머무르며 쉬어가는 하루하루를 기억하고자 館村日記(관촌일기)를 카카오 스토리에 써오던 것이었고, 컴퓨터 속에서 꺼내어 엮어두고 싶었다. 별것 아닌, 소소한 풍경과 중요하지도 않은 심심한 넋두리와 요동치는 마음의 혈점들이 나를 살아 숨쉬게 했고 가난한 삶은 두 눈을 짓무르게 슬펐지만 이제는 ‘관촌일기’와 함께 별일 없이 심심하게 날마다 오늘도 같고 마땅하며 아름다운 태양의 햇살과 빛을 받으면서 유유자적한 시간으로 숨 쉬고 벗들과 함께 웃으며 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주를 중심에 두고 그림쟁이가 바라본 풍경을 그날의 감정과 쓸데없는 중얼거림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어반 스케치와 펜화로 그린 ‘그림일기’를 선보인다. 이제는 나이를 숫자로 세는 것이 아닌, 즐거웠던 순간을 기억해가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모든 날이 선물인 것처럼 말이다”고 했다.
‘관촌일기’는 전북 아트 페스타 부스B2에서 원화와 함께 판매한다
작가는 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 개인전 21회, 기획초대전 및 단체전 250여회를 가졌다.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장을 역임, 현재 한국미술협회, 전주예총 감사, 전주 화욜어반스케치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11-13 10면
http://sjbnews.com/864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