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1월 20일 15시23분
야6당 "용인 '반도체' 전북에 옮겨라"
-에너지 식민지화 반대, 공장은 전기 생산지에 세워야-말로만 균형발전, 수도권 표 눈치보는 민주당 규탄도
전북 야6당이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른바 ‘에너지 식민지화’ 논란을 촉발한 경기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2단계 사업을 전북에 넘길 것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기본소득당 김철호, 녹색당 김상윤, 사회민주당 박형규, 정의당 오현숙, 조국혁신당 정도상, 진보당 전권희 등 야6당 전북자치도당위원장과 송전탑백지화 전북대책위는 20일 도의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물도, 전기도 없는 수도권만 계속 개발하려고 지방을 한없이 희생양 삼는 수도권 중심 개발정책은 이제 폐기해야할 구시대 산물”이라며 정부와 집권여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경기 남부권에 2047년까지 총 622조 원을 투자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가운데 약 500조 원이 용인에 투자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초적인 공업용수와 전력조차 자체 공급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덩달아 지방 곳곳에서 물과 전기를 끌어가겠다고 나서 말썽났다.
이 가운데 핵심인 용인 국가산단에 필요한 전기는 국내 전체 전력수요 약 17%인 16GW에 달하지만 자체 조달계획은 4.5GW(28%)에 그쳤다. 나머지 11.5GW(72%)는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지인 전북, 전남, 충남 등지의 전기를 끌어다 쓰겠다는 구상이다.
문제의 송전선로는 무려 70개 노선에 총연장 3,855㎞에 이른다. 그만큼 많은 초고압 철탑과 초대형 변전소 등 송전설비 건설이 예고돼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그 경유지에 사는 전북과 충남 주민 1,700여 명은 문제의 사업안 백지화를 촉구하는 법정다툼까지 한창이다. 부동산 가치 하락은 물론, 유해 전자파 노출과 경관 훼손 등 다양한 문제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반발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달 1일 국가기간전력망확충위원회를 열어 문제의 사업안을 확정했다.
야6당은 이를 ‘전력 식민지화’이자 ‘반 국가균형발전’ 정책으로 규정한 채 “전북의 자연과 주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구체적으론 문제의 송전선로 구축계획 백지화와 함께 현재 미착공 상태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2단계 사업 전북 이전 등을 요구했다.
야6당 지도부는 “반도체 국가산단을 수도권이 아닌 전력 생산지인 지방에 조성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과 에너지 정의를 실현하는 출발점이자, 진정한 국민주권정부를 실천하고 대한민국이 수도권 일극체제를 넘어서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답습할 것인지, 아니면 지방의 희생 위에 세워진 에너지 불평등 구조를 끊어낼 것인지, 이제는 결심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아울러 민주당을 향해서도 “수도권 표나 눈치보면서 말로만 국가균형발전을 외쳐선 안 된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진짜 균형발전이 뭔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규탄했다.
한편, 전북자치도의회 또한 지난 9월 임시회에서 똑같은 내용의 대정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전북 이전을 공개 촉구해 주목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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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1-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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