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1월 24일 08시01분
[사설] 군산 후백제 역사의 비밀 찾을까
옥구 상평리 유적 발굴 및 시굴 조사결과에 따라 국가문화유산 지정 추진
전북자치도 군산시가 후삼국 시기 짧지만 강렬했던 후백제의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군산의 옛 모습을 찾는다. 후백제 역사의 비밀을 간직한 옥구 상평리 후백제유적에 대해 2026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발굴 및 시굴 조사를 착수할 계획이다.
옥구 상평리 후백제유적은 조선시대 읍성인 옥구읍성지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 2024년 군산시 역사 발굴을 위한 ‘옥구읍성 동헌 터 시굴 조사’ 중 발견됐다.
조선시대 옥구읍성지 내부에서 예기치 않게 확인된 유적이 후백제의 생활·행정 체계를 밝힐 사료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번 조사는 2023년 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후백제 역사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 사업의 하나다.
상평리 유적은 지난해 진행된 ‘옥구읍성 동헌 터 시굴 조사’ 과정에서 처음 드러났다. 당시 조사에서는 후백제 시기의 기단·수혈·석렬 등 건물지와 가마터 등 생활·생산 유적이 확인됐다. ‘官市(관시)’ 명문 기와, 격자문·다중능형문 기와 등 희소성이 높은 기와류가 출토되며 유적의 성격을 뒷받침했다.
후백제학회와 국립군산대 연구진은 현장 자문을 통해 해당 유적이 후백제의 관영·행정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후백제는 후삼국 시대 고려·신라와 경쟁하며 독자적 문화를 형성했으나 지금까지 확인된 유적은 많지 않다.
바로 이같은 상황에서 옥구 상평리 유적은 후백제의 도시 구조와 행정 체계를 파악할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시는 내년 정식 발굴에서 관영 시설 여부와 읍성 내부 공간 구성, 해상 교류 흔적 등을 중점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문화유산 지정 추진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후백제는 후삼국 시대에 고려‧신라와 경쟁하며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기존 문화와 융합해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발전시켰다. 충북‧충남‧전북‧광주‧전남‧경북‧경남지역에 관련된 유물‧유적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후백제 문화유산은 극히 적은 수에 불과하다.
바로 이같은 의미에서 옥구 상평리 후백제 유적은 잊혀진 후백제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유적으로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옥구 상평리 후백제 유적은 후백제 역사문화를 재정립하고 전북 역사문화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후백제 유적이 확인되며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이번 정밀 조사를 통해 군산의 고대 해양교류사와 후백제 생활·행정 구조를 복원하고 지역 역사문화 위상을 높이길 바란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11-25 6면
http://sjbnews.com/865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