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1월 25일 16시06분
전주 올림픽, 호텔 대신 크루즈선
-경주 APEC처럼 새만금항 활용한 선상호텔 검토-재원 절약, 숙박난 해소, 해양관광 활성화 등 기대
전북자치도가 전주 하계올림픽 숙박난 해소책 중 하나로 선상호텔을 검토하고 나서 눈길이다. 바다위 호텔, 즉 크루즈선을 새만금 신항만에 띄우자는 안이다.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을 신축할 필요가 없어 재원을 아낄 수 있는데다, 대회를 치른 뒤 그 활용 문제로 골치 아플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 효율성은 여러 국제행사에서 이미 검증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경주에서 치러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선 크루즈선 2척이 선상호텔로 활용됐다. 당시 각국 기업인 1,700여 명이 숙소로 활용한 크루즈선은 이색적인 경험과 함께 숙박난 해소에 큰 도움을 줬다.
앞선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등도 마찬가지다. 내년 9월 펼쳐질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또한 크루즈선을 선수촌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북도의 경우 새만금 신항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새만금 2호 방조제 앞바다에 건설중인 신항은 모두 6선석 규모로, 오는 2035년까지 차례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크루즈와 잡화 부두로 특화된 5만톤급 2선석은 내년 하반기 개항한다.
신항만은 선석 길이 430m에 수심 14m인 점을 고려했을 때 최대 22만톤급 크루즈선 접안도 가능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영업중인 주력 크루즈선(10만톤급) 2척을 동시에 접안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경우 1인1실 기준 최대 약 3,000명, 즉 대형 호텔 10개 가량과 맞먹는 수용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올림픽 특수를 잘 활용한다면 대회 이후에도 크루즈선 정기 기항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전북도는 지난 5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새만금 신항만 크루즈 활성화에 관한 연구용역 중간 보고서를 받아든 채 그 실현 방안을 찾겠다며 잰걸음이다.
도 관계자는 “크루즈 활용은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넘어 서해안 크루즈 허브 구축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새만금 해양도시 브랜드 강화와 친환경 스마트 대회 실현, 전북해양관광산업 활성화와 국제관광산업 도약이란 다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선상호텔 외에도 다양한 숙박시설 확보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이드라인상 올림픽 개최지 숙박시설은 조직위와 미디어 등 주요 관계자용 4만실과 일반 관람객용 4만실 등 대략 8만실 가량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도내 숙박시설은 그 절반 수준인 약 4만8,000실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서울, 충남, 광주, 대구 등 전국 7개 시도에서 분산 개최할 계획이라 도내에 실제로 필요한 숙박시설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진단이다. 이 가운데 핵심인 선수촌은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 때처럼 전주에 약 1,500세대 가량의 아파트를 지어 활용한 뒤 대회가 끝나면 분양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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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1-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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