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1월 26일 17시07분
논어를 함께 읽고 질문하고 서로의 삶을 비추며 탐구하다
이남곡 '논어를 연찬하다‘
제목의 ‘연찬하다’는 말 속에 저자의 '논어' 독법이 들어 있다. ‘연찬(硏鑽)’한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질문하고 서로의 삶을 비추며 탐구하는 과정이다. ‘앎’의 확장이 아니라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공부 방식이다. 상대를 향해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향해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며, '누가 옳은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에 대해 저자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 윤리의 예비 작업이며, 분열의 시대에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사상적 출구”라고 밝힌다. 그래서 이 책은 ‘논어에 대한 책’이 아니라 논어와 더불어 다시 인간을 배우는 책이다.
“왜 지금 다시 공자인가"라는 독자들의 물음에 저자는 공자가 '관계의 철학자'인 것에서 그 이유를 제시한다.
지은이는 젊은 시절 공자에 대해 ‘봉건제와 군주제 가부장제의 옹호자’로 거부감을 가진 적도 있었으나 '논어' 연찬을 통해 ‘아집이 없는 자유인, 실사구시의 과학적 인간, 화광동진(和光同塵, 자기의 뛰어난 재주를 감추고 세속을 따름)의 현실참여적 인간, 그리고 소통의 달인’으로서의 공자를 만나게 됐다.
지은이는 1945년 전남 함평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다. 이후 농촌운동과 교사운동에 참여했으며,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4년간 옥고를 치렀다. 1980년대 이후에는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무소유공동체 실험 동참, 연찬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1세기 새로운 문명이 이 땅에서 발화하기를 꿈꾸는 인문운동가로 현재는 익산에 거주하고 있다. 저서로 '진보를 연찬하다', '논어-삶에서 실천하는 고전의 지혜', '합작과 연정은 시대정신이다' 등을 펴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11-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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