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휴지기
구연배
가진 것 다 내주고 헐벗은
빈 산 빈 들
그러나 산맥은
발톱을 감춘 맹수처럼 꿈틀거리고
들판은
병아리를 품은 어미닭처럼
씨앗을 품고 온기를 보존한다
사나운 바람에
티금 하나도 뺏기지 않으려는
연대의 힘으로
흙은 근육을 불리고 뿌리를 지키느니
서로를 끌어안는 흙살의
찰기와 모정이
까칠한 겨울을 윤기 나게 한다.
구연배 시인은
문헌정보학박사
1995년 자유문학 등단
시집 '아름다운 소란' 외 9권
현) 진안문인협회 지부장
지면 : 2025-12-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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