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2월 07일 10시32분
지나온 시간의 흐름을 담다
소안당 김연 전북특별자치도예술회관서 15회 개인전
소개되는작품들은 지나온 시간의 흐름을 담았다. 번짐과 여백 속에 머물던 마음들이 형상이 되고 다시 사라지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붓끝에서 스며 나오는 농담의 변화는 마음의 물결이자, 오래된 수묵이 나에게 건네주는 위로의 흔적이다. 옛 그림들의 아름다운 정취를 담아내고, 지금의 내가 살아 숨 쉬는 감정과 시선을 담았다.
작가의 오래된 수묵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감정과 기억을 흡수하고, 그 안에서 함께 나누는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만들어 간다. 아직은 수묵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기에 계속해서 붓을 들고 번짐을 이어 나간다.
먹으로 번지는 하루. 그 하루 하루가 쌓여, 수묵으로 전하는 오래된 그림을 만들어 간다.
오래된 수묵의 결은 시간이 만들어낸 숨결이며, 그 속에는 내가 미처 말하지 못한 감정과 나를 향한 마음이 담겨 있다.
먹은 단순한 재료가 아닌 마음의 언어이다. 붓을 적실 때마다 그 번짐의 흐름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고, 한층 더 깊은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먹엔 꽃과 나무의 향, 땅과 빗물의 내음이 오랜 시간에 걸쳐 묵묵히 스며들어 그 오래된 과거를 함축시킨 빛이 바로 먹빛이다.
수묵의 번짐을 바라보는 일은 곧 내 안의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번짐의 경계에서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형상들은 마치 흐릿한 기억처럼 다가와 포근하게 조용히 작가를 감싸 준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오래된 먹빛의 결 속에서 잠시 머물며, 자신만의 고요함을 맞이하고, 순수한 먹빛이 누군가에게 작은 행복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원광대학교 서예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라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북대 평생교육원 강사,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서예문화학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12-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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