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12월 15일 17시14분
[기고]자연에서 찾은 건강 솔루션, 도두꼬투리의 힘
2024년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를 살펴보면, 여름철인 6월에는 약 79만 명 수준이었으나, 겨울로 접어든 12월에는 128만 명을 넘어섰다. 불과 몇 달 사이에 환자 수가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시기,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역시 여름철 25㎍/m3에서 겨울철은 34㎍/m3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계절적 요인과 대기질 악화가 맞물리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가 급격히 늘었고, 이에 따른 의료비 지출은 수천억 원에 달해 심각한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환자 수가 늘고 사회적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보다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책의 필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현재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치료법은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약물요법이다. 약물은 증상 완화에는 일정한 효과가 있지만,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이 크고 근본적인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생활 습관 개선과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약물 대신 자연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국내산 천연 기능성 소재 개발은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농업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이에 대응해 농가의 틈새 소득작목인 도두꼬투리를 활용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도두꼬투리는 생김새가 작두날처럼 생겨 ‘작두’라고도 불린다. 예로부터 비염이나 염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간에서는 차로 즐겨 마셔왔다. 최근 들어 그 효능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되면서, 산업적 활용 가능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도두꼬투리 추출물은 동물실험에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 억제와 면역 균형 조절을 통해 알레르기 및 염증 완화 효과가 확인되었다. 또한 6주간의 임상시험 결과, 도두꼬투리 추출물을 섭취한 대상자들의 코막힘,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이 유의미하게 완화되어, 전통적으로 알려진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도두꼬투리가 고부가가치 기능성 원료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된다.
이처럼 항알레르기 효과가 검증된 도두꼬투리가 향후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될 경우, 수입 원료에 의존하던 기능성 식품 시장을 국산 소재로 대체함으로써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기능성 식품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도두꼬투리 산업화는 국산 농산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도두꼬투리의 산업화는 국민 건강 증진과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국립식량과학원 식생활영양과 농업연구관 황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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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2-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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