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2월 16일 11시08분
'마한의 DNA를 찾아가는 역사 추리 다큐멘터리' JTV 창사특집 '평장리 청동거울의 비밀'
마한과 백제사 연구에 매진해 온 원광대학교 최완규 명예교수가 프리젠터로 나서 그 비밀의 단서를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역사 추리 다큐멘터리.
마를 캐던 서동이 백제 30대 무왕이 되고 왕비였던 선화의 청으로 가람을 만들었다는 창건설화가 남아 있는 익산 미륵사지. 미륵사지를 품고 있는 미륵산에는 또 다른 왕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서기 6백 년에 왕위에 오른 백제 무왕보다 무려 8백 년 전 이곳에 내려와 마한의 왕이 된 한 사람. 바로 고조선의 마지막 왕이었던 준왕이 바로 그 주인공.
기원전 194년, 고조선 준왕이 내려와 마한의 왕이 되다
중국 기록에는 기원전 194년 위만의 배신으로 나라를 뺏긴 준왕이 바닷길로 내려와 한(韓)의 땅에 이르러 그곳의 왕이 되었다고 적혀 있다. 이후 우리나라 기록에도 준왕이 남천한 땅이 바로 지금의 익산인 금마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또 다른 단서는 없는 것일까. 그런데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결정적인 유물이 확인된 것은 지난 1987년. 익산 평장리에서 우연히 발견된 중국 전한(前漢)시대 청동거울이 고고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고조선 준왕과 중국의 청동거울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1cm 안에 수십 개의 동심원을 그려 넣은 나노기술의 결정체. 수천 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마한 사람들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물. 바로 잔무늬거울, 정문경(精文鏡)이다. 그런데 마한의 땅으로 알려진 익산 평장리에서 중국의 것이 분명한 청동거울이 그 모습을 드러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천여 년의 시간을 품고 있는 이 거울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제작진은 고조선의 흔적이 남아 있는 중국 요령성 본계를 찾아 준왕이 남천할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는 결정적 증거를 찾아낸다. 글씨가 새겨진 청동무기는 국경을 맞대고 치열하게 영토전쟁을 벌이던 고조선과 연나라를 떠올려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준왕이 배를 타고 내려왔을 기원전 2세기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산동성 일대를 돌며 그 생생한 모습을 화면에 담아낸다.
익산이 대한민국의 뿌리가 된 마한이 시작된 땅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로 여겨질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했던 제작진의 노력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자연인’ 성우로 알려진 정형석 씨가 내레이션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재방은 23일 오후 6시 50분. 향후 KNN, TBC, KBC 등 민영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송출될 예정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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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2-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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