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2월 22일 08시01분
[사설] 전북 야생차 군락지 체계적 조사 시급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야생차 군락지 체계적 발굴 널리 활용해야
익산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가 산림청으로부터 국가 산림문화자산으로 공식 지정 고시됐다. 국가 산림문화자산은 산림청이 생태·경관·역사·정서적 가치가 높은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다.
군락지는 1.16ha 규모로 고려시대 사찰 임해사가 있었던 자리로 당시 스님들이 심은 차나무들이 야생으로 자라나 오늘날까지 군락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유례 드문 유산이다. 금강에서 약 1㎞, 서해안에서 20㎞ 떨어진 남서향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북위 36도 03분, 동경 126도 53분에서 자라는 ‘한국 최북단 야생 차나무 군락지’라는 명성을 가진 웅포 차밭은 겨울철에도 온화한 기후대와 서리 피해가 적은 지형으로 일반적으로 남부 해안지방에서 자생하는 차나무가 북방 한계선 인근에서 건강하게 자생할 수 있는 매우 이례적인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큰 일교차로 인해 차를 만들면, 맛이 깊고 향이 그윽해 전국 각지에서 차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이번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은 시가 산림의 역사·생태적 가치를 꾸준히 발굴하고 보존한 노력의 결실이다.
차나무 1백여 그루가 밀집돼 있는 전주 오목대 남쪽의 차나무군락지는 한때 공식적인 차나무 북방한계선을 넘어서는 곳으로 세계 최북단의 내륙지방 차나무 자연군락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남원은 고려 말 백운거사 이규보의 '유차시'에서 극찬한 지리산 운봉에 사는 노규선사의 조아차가 태어난 곳이다. 남원 야생차는 보련산 자락의 깊은 산속에서 자생하는 천연 차나무 잎으로 만드는데, 특히 매월당에서 전통 방식(소나무 장작불, 무쇠솥)으로 덖어 만든 고려단차(떡차)가 유명하다. 깊은 향과 맛으로 지리산 차의 명맥을 잇고 있어 차 애호가들에게 알려진 특별한 경험과 힐링을 선사하는 남원의 명물이다.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이 지은 '만복사 저포기'의 배경이 된 보련산 자락의 만학동 계곡엔 고려시대의 야생차 군락지가 존재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 등 여러 고서에서 순창 차를 기록하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항목에 토산공물과 토공, 토의, 토산, 약재 등으로 물종을 수록하고 있다. 최근들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순창 운림리 농소고분 발굴지 주변에서 차나무가 발견됐다.
선운사, 금산사 등에도 야생차가 자라고 있다. 전북은 야생차나무 집단 군락지가 많은 지역이다. 이러한 자원을 방치하지 말고 지자체에서 소유주의 의견을 묻고 산림청과 차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전북의 차는 기계화를 전제로 발전하는 현대 산업화 대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야생군락지 몇 개소라도 아름다운 차 문화 체험교육 및 관광 장소로 개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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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2-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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