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하종진 기자 - 2011년 03월 08일 18시46분
전주시의회 '버스파업 공권력 투입반대' 발언 일파만파
전주시의회의 시내버스 파업 관련 ‘공권력 투입 반대’ 입장 표명과 전북경찰청장의 ‘노조 불법행위 엄정 대처’ 발언이 맞물려 그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사측과 한국노총 버스노조, 전북경찰은 시의회 발언에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고,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 발언에 반기를 들고 기자회견까지 예고했다.
전주시의회는 지난 7일 제278회 임시회 ‘시내버스 파업에 대한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공권력 투입은 어떠한 경우에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의회의 이 같은 발언에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법률과 상식에 입각한 공권력의 대처를 촉구해야 한다. 90일이 넘는 민주노총의 불법행위 앞에서 공권력(公權力)은 공권력(空(빌공)權力)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신성여객과 전일여객 등 5개 버스업체도 ‘전주시의회의 결의문을 개탄한다’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시의회의 발언은 버스파업을 장기간 끌고 가기 위한 숨은 의도가 아닌지 되묻고 싶고, 버스운행 정상화에 의지나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며 반박했다.
전북경찰은 ‘전주시의회 결의문을 바라본 전북청 관계자 시각’이란 자료에서 “경찰은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경찰력을 일관되게 행사하고 있을 뿐이다. 정당한 법집행도 하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대로 전북경찰청장 발언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강경량 전북경찰청장은 지난 7일 전북경찰 기자단과 함께한 간담회 자리에서 “버스 파업에 있어 불·탈법 등 위법 행위자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강 청장의 이 같은 발언에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전북경찰청장의 발언이 자칫 행정대집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경찰의 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참여연대는 이어 “노조의 불법 행위는 중단돼야 하나 공권력 투입으로 버스 파업 사태가 마무리 된다면 이후 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한다”며 파업 종결 수단으로 공권력 투입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버스파업 해결을 위해 도내 1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북시민사회단체 대책위’는 9일 오전 11시 전북지방경찰청 앞에서 공권력 투입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논란은 ‘공권력 투입’에 대한 의미 해석 차이와 시의회가 결의문에서 ‘공권력 완전 배제’를 못 박은 것이 촉발 원인으로 분석된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남규 사무처장은 “‘공권력 투입을 통한 파국을 막자’는 것은 경찰이 노조원들의 불법행위까지 손을 놓으라는 게 아니다. 파업 종결 수단으로 공권력이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다만, 공권력 투입이 노조의 폭력성을 촉발하는 빌미가 될 수 있어 공권력 투입은 신중해야 하고, 노사 문제에서 대화와 협상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전했다.
/하종진 기자 wlswjd@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