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11년 03월 27일 21시40분
전주 버스 파업 갈데까지 갈 셈인가
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 버스 노조 지도부 5명이 지난 26일부터 고공 망루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자칫 불상사가 날 경우 사회문제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파업지도부는 전주시 덕진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옥상에 12m 높이에 판자집 망루를 만들었다. 건물까지 더하면 지상으로부터 높이는 20m 이상이나 된다. 이곳에서 단식 농성을 한다니 생명을 건 투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고공 망루 단식 농성은 자신들의 투쟁을 알리기 위한 상징적인 행위다. 자신들의 의지를 선명하고 다급한 상황을 알리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이다. 말 그대로 상징조작의 성격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투쟁만을 폄하할 수 있을까. 버스 파업이 오늘로 111일째가 됐지만 해결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지난해 12월초에 시작된 파업이 해를 넘겨 올해 3월말이 되도록 원점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에 사지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실 사측은 지역의 시민사회와 정부의 중재안에 대해 모두 거부해버렸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중재안으로 ‘사회적 합의안’을 제시한데 이어 고용노동부도 중재안을 노사에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각 정당들도 사측에 수용을 촉구하는 등 지역사회가 공감대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 두가지 모두 노조측은 수용했으나 사측이 거부했다. 사측은 '노조인정'이라는 쟁점에 대해 한치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파업 장기화는 중재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전주시의 소극적인 태도도 한 몫하고 있다. 전주시는 기본적으로 파업은 노사문제로 제3자로서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한해 130억원이라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도 파업으로 초래된 시민의 불편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전북도와 도의회, 시의회도 파업에 대해서는 무능력하기 짝이 없다. 도와 시 등 자치단체와 정당들도 도대체 사측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과 전주시는 아직까지도 오불관언(吾不關焉)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의 극단행동에는 자치단체와 정당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무기력이 숨어 있다는 점에서 참담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