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병진 기자 - 2011년 07월 25일 17시35분
폭염속 전주 시내버스 기사 쉴 곳 없어 고통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전주시내버스 기사들이 무더위를 피할 곳이 없어 고통 받고 있다.
25일 오후 전주시 평화동 전주교도소 앞 버스 승강장. 이곳은 전주시내버스 48개 노선의 종점으로 하루에 약 200대 이상의 버스가 정차한다. 최대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행한 버스는 종점에 도착한 뒤 25~30분 정도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웬일인지 버스 기사들은 종점에 도착하고도 차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무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사라졌기 때문.
이전에는 승강장 옆에 냉방시설을 갖춘 컨테이너 휴게실이 있었지만 지난 5월26일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사용을 못하게 됐다. 따라서 버스기사들은 더위를 피해 승강장 옆 작은 등나무 그늘에 앉아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앉을 수 있는 의자는 3~4개 밖에 되지 않아 나머지 노동자들은 비좁은 버스 운전석에서 쉴 수밖에 없다. 이는 불필요한 공회전으로 예산 낭비를 부추기는 원인이기도 하다.
제일여객 심형순(43)씨는 “하루 종일 비좁은 운전석에 앉아 있으면 허리, 어깨 등 안 아픈 곳이 없다”며 “이제는 마음 놓고 쉴 공간도 없어졌다”고 하소연 했다. 또 신성여객 설동기(51)씨는 “시와 버스공동관리위원회 측에 휴게실 신설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와 예산부족 타령 이었다”며 “버스기사의 열악한 근로환경은 나아가 시민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주시 5개 시내버스회사의 협의체인 전주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버스파업 이후로 각 버스회사들은 시의 보조금이 줄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에 협조를 요청했으니 휴게실 신설여부는 전적으로 전주시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반면 전주시 교통과 관계자는 “애초에 기사 휴게실은 설치?관리 책임은 공동관리위였다”며 “공동관리위가 휴게실을 새로 만들면 내부 자재들은 예산 검토 후 지원 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진 기자 mars@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