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8월 20일 14시19분
[전북의창] 금산사 향완이 왜 도쿄 박물관에 있는가
작은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될 수 있도록 문화재 반환운동에 김제시가 앞장
국립 도쿄박물관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릴만한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금산사 향완’이라는 향을 담는 사발이다. 사립박물관도 아닌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한 공간에 펼쳐 보여주는 일본의 중심지 도쿄, 그것도 국립박물관에 금산사의 향완이 있는가 의문이 든다.
물론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여러 나라의 문화유산들이 전시되어있지만, 이것은 경우가 다르다. 도쿄박물관 소장 금산사 향완은 높이 28cm, 입지름 35.5cm, 밑지름 약 29cm로 몸체 부분은 유실되고, 일반적인 형태의 좌대만이 남아있지만, 결정적으로 ‘금산사 대전 미륵전(金山寺大殿彌勒殿)’이라는 명문이 새겨져있어 미륵의 성지인 금산사의 문화재임이 분명하기에,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 경위를 명확하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 약탈 된 문화재일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일본측의 입장에 따르면 이 향완은 원래 일본의 나라현에 소재한 법륭사라는 사찰에서 보관되었다가 1877년 재정난에 시달린 법륭사가 일본 황실에 헌납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유화되어 도쿄 국립박물관의 소장품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산사 향완이 공개될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측은 위아래가 뒤바뀐 상태로 소개되어 고려향완의 특이한 형태라 짐작한 적도 있었으나, 국내 학자들의 연구결과 이것은 좌대만 남은 향완의 사용방법을 몰랐던 법륭사 승려들이 명문이 새겨진 아랫부분을 상향시켜 잘못 전시 한 것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것은 동시대에 제작된 우리나라 국보 제75호인 표충사 향완을 보더라도 구연부의 밑 부분이나 받침대 원반 측면, 또 몸 중앙 부분에 명문이 새겨진 것을 보더라도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산사 향완의 사용법과 실체를 일본 법륭사 스님들 조차도 몰랐던 문화재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일본으로 유입된 것인가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 밖에 없으며, 약탈이나 도난 등 비정상적인 절차로 일본에 전래된 것으로 보여지는 한, 금산사가 소재한 김제시 측에서는 이에 대한 합리적인 해명요청과 더불어 반환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문화재는 역사적으로 일본과의 국제적 관계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문화적 손실을 입은바 있다. 임진왜란당시 국내 대다수의 목조문화재가 불에 타 없어지고, 불교 문화재의 약탈이 무분별하게 자행되었으며,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문화재의 도굴, 도난, 약탈이 너무 많아 파악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를 역임했던 ‘혜문스님’등이 문화재청과 대한민국 국회와의 연대를 통하여 여러 성과를 낸적도 있으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국제관계 개선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멍든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음에도 이렇다할 공식적 사과나 인정은 단 한차례도 받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모두가 자각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현재는 과거의 발자국이 멈춘자리이며, 미래 또한 과거의 발자국을 보며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전개될 금산사 향완의 반환운동이 김제시의 작은 목소리에 그칠망정 누군가는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소리 내어 외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들은 국민들 모두가 소중한 문화재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날을 꿈꾸게 된다면, 그것은 꿈이 아니고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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