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플라스틱과 맞서 싸우는 아프리카 나라들

르완다, 여느 아프리카 나라처럼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일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수도 키갈리 공항에 도착한 나는 적지않게 당황했다. 입국 심사에서부터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담은 비닐 봉지조차 제지를 당했다.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또 한번 놀랐다. 시내까지 가는 도로는 물론 인근 마을에서조차 티끌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

르완다는 이미 2008년부터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백 사용을 금지해 왔다.플라스틱 백의 생산은 물론 사용,수입, 판매가 금지될 뿐 아니라 르완다에 입국하는 모든 관광객들도 비닐 봉지를 반입할 수 없도록 했다.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은 지역 사회 활동의 일환인 ‘우무간다’일로 지정하여 전국민의 대청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로 알려져 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실현하고 있는 나라는 르완다만이 아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54개국 중 34개 국은 이미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동아프리카의 에트리아는 2005년에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 했다. 2007년 우간다 정부도 비닐봉지 사용 금지를 발표 했으며, 탄자니아는 증류수나 알코올 음료 포장에 사용되는 비닐 봉투의 생산 및 수입을 금지 시켰다. 마다가스카르는 2015년부터 0.05mm 이하 두께로 제작된 일회용 비닐 봉지 사용을 금지 했다. 나이지리아는 2014년부터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 했고, 상점에서 비닐 봉지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우리 돈으로 약 150만원 상당의 벌금이나 징역 3년형에 처하는 강한 처벌을 했다. 보츠와나는 2007년부터, 말리와 모리타니아는 2013년부터, 튀니지는 2017년부터 비닐 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세부 규정이 미비하거나 실제적인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대륙 전체가 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퇴치의 선봉에 서는 이정표를 남기는 평가는 높이 살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했으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며 온실가스를 66% 이상 줄이고 연간 445억원 이상의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며 2년이나 준비해 온 야심찬 계획이다.구체적인 방안이나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당국의 정책도 질책 받아 마땅하지만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미치지 못하는 환경에 대한 사회 의식도 되짚어 볼 일이다. 아프리카 나라를 폄하할 의도는 전혀 아니지만 그들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계기로 우리의 문화적 지체 현상에 대해 깊이 자성해 볼 일이다./권영동(객원 논설위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