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 지도(지은이 셰팔리 박사, 옮긴이 구미화, 펴낸 곳 나무의마음)'는 수십 년간의 임상 사례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부모 유형별, 아이의 발달단계별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지침과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해로운 패턴을 끊고 부모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모로서의 성장과 도약 과정을 총3부로 구분하고, 각 과정을 내담자들에게 놀라운 효과를 가져다준 20단계 대응 전략으로 소개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는 임상적으로 입증된 실제 사례를 ‘문제-해결책-적용’으로 구조화해 부모와 자녀간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회복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각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부(1단계~6단계)는 ‘답답함에서 명쾌함으로’이다. 이 단계는 부모의 사고방식과 신념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화적 신념에 깊이 물들어 있다. 이러한 신념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지나친 기준과 기대를 강요하느라 정작 아이들의 진정한 모습과 연결되지 못할 때가 많다. 셰팔리 박사는 부모가 이 단계에서 변해야만 더 깊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2부(7단계~11단계)는 ‘악순환에서 깨어있는 선택으로’이다. 이 단계는 과거의 잘못된 패턴이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부모를 특정 생활방식과 의사결정에 익숙해지도록 조건화했는지를 다룬다. 그 잘못된 패턴을 깨뜨림으로써 현재의 우리 모습에 진정으로 어울리는, 새롭고 강력하며 깨어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셰팔리 박사는 이 과정에서 아이와의 관계도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3부(12단계~20단계)는 ‘갈등에서 교감으로’이다. 이 단계는 아이와 더 깊은 유대감을 구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이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며 소통하여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각 과정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들이 포함되어 있다.
부모가 된다는 건 때로는 망망대해에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셰팔리 박사의 안내에 따라 본문 속에 소개된 임상 사례를 통해 문제의 핵심과 해결책이 되는 전략을 먼저 충분히 파악하고 상담소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실천 연습의 상담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실제 양육에 적용해보자. 그러다보면,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장애물은 제거되고, 막막하기만 하던 양육이 우리 아이들의 고유한 본성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들의 잠재력에 부응하는 진정한 교감으로 이어져, 아이와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길에 발달 단계별로 나침반이 되어준다.
지금까지 양육할 때 부모가 얼마나 상처받을 수 있고, 얼마나 미숙하게 반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경고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로 인해 부모로서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자녀 양육의 어느 단계에 있든, 아이들이 부모의 책임이라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며, 동시에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성공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부모를 거부하거나 부모의 영향력이나 권위를 무시하는 가슴 아픈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내 아이가 또래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또 아이들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대학에 진학하기를 거부하거나, 혹은 친밀한 관계에서 학대를 당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양육이라는 바다에 노나 구명조끼나 지도도 없이 내던져진 셈이다.
하지만 해결책이 있다. 셰팔리 박사는 이 책에서 양육의 모든 과정에서 생기는 부모와 아이의 문제 행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답답한 수많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을 향한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실현하게 도와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과 솔루션을 단계별로 자세히 소개하고 실전 연습을 통해 실제로 따라할 수 있게 상담소에서 사용 중인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단계별 가이드는 오랫동안 세대에서 세대로 대물림되던 해로운 패턴을 깨고, 그 자리에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들의 잠재력에 부응하는 진정한 교감으로 채워준다. 이것은 그동안 수많은 부모들이 찾고 있던, 근거에 기반한 매뉴얼이다.
나이와 발달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들은 인생에서 스스로 선택하며 자율성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러니 우리는 부모로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그런 경험을 연습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스스로 양말과 신발을 고르거나 좋아하는 시리얼과 음료 잔을 선택하게 할 수 있다. 좀 더 자라면 저녁 식사 재료를 고르거나 주말에 가족과 함께 볼 영화를 정하도록 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권한을 넘겨 스스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이렇게 반박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계속 제 의견을 물어봐요!”
그때 셰팔리 박사는 이렇게 대답한다.“아이들은 물어볼 수 있습니다. 부모의 의견도 바로 주지 마세요. 부모가 바로 개입하면 아이가 자기 의견을 발견하고 내면의 목소리를 연습하는 과정을 빼앗게 되기 때문이에요. 부모가 이 과정에서 계속 개입하면, 아이는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고, 내면의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끝내 자기 내면의 GPS 사용법을 익히지 못하게 되죠”
예를 들어, 항상 남의 기분을 맞추려는 아이는 자기 권한을 쉽게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다. 셰팔리 박사는 부모는 자녀가 그런 성향을 잘 알아차리고 다정하게 그 권한을 아이에게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가 어떤 일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할지 묻는다면 다음부터는 바로 우리의 의견을 제시하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이렇게 말해보자고 제안한다.
“음, 흥미로운 질문이네. 생각 좀 해봐야겠다.”
“엄마(아빠)도 잘 모르겠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만약 부모의 질문에 아이가 스스로 답을 생각해내지 못하더라도, 부모의 준비된 대답에 의존하기보다는 차라리 모르는 상태로 있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더 힘이 된다.
부모로서 구원자 역할을 자처하면, 자녀가 스스로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지나치게 보호하고 과잉 양육할 때, 우리는 아이들의 고유한 인간성을 억압하고 잠재력을 제한하게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신뢰하도록 돕기보다는, 우리의 신뢰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 이것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해를 깨치는 행동이다.
깨어있는 부모는 아이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신뢰를 보여주고, 그들의 능력을 존중해야 한다. 부모가 그러지 못하는 것은 아이가 아닌 부모 내면의 결핍과 두려움 때문이다. 아이들은 언제든 제 나이에 맞게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 단지 부모가 아이를 놔주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능력을 의심하고 갈팡질팡하는 것이다.
자녀가 적절한 나이에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믿음을 보내는 것은 엄청난 신뢰와 존중을 표현하는 행동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신뢰를 간절히 원한다.
이제 움켜쥐었던 두 손을 쫙 펴고 아이들에게 신뢰와 존중을 아낌없이 전하자. 그러면 아이들을 작고 열등한 존재로 보는 대신, 인생이라는 모험을 함께할 동반자로 바라보게 될 터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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