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한가운데]타운홀 미팅, 말의 성찬이 아닌 결정의 이정표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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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 주관 타운홀 미팅이 전북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입춘이 지나고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2월임에도, 전북이 마주한 해묵은 과제들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멈춰 서 있는 듯하다. 이러한 시점에 대통령이 직접 지역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마련된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이번 타운홀 미팅이 단순한 ‘방문 행사’를 넘어 지역의 질문이 국정의 언어로 번역되고, 중앙의 결정을 이끌어내는 실무 테이블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해 6월 25일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지난 2월 6일 경남·창원까지 아홉 번의 타운홀 미팅이 개최되었다. 전북은 10번째 개최지다. 그동안의 과정을 복기해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갈등 의제일수록 회피하지 않고 즉석에서 후속 구조를 설계한다는 점, 형식이 아닌 현장 중심의 즉문즉답을 선호한다는 점, 그리고 지역 의제를 국정과제로 직접 연결하는 통로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균형발전과 지역별 맞춤 성장을 지향하는 국정 철학의 투영이기도 하다.



따라서 전북은 이번 자리에서 단순히 '무엇을 해달라'는 민원을 나열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우리의 문제가 대통령이 ‘들어줬다’는 위안에서 멈추지 않고, 해법과 정책을 ‘정했다’는 확답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은 ‘현장’과 ‘속도’로 상징된다. 쟁점을 회피하지 않고 테이블 위에 올려 해법을 압축하는 방식이다. 전북 타운홀 역시 처음부터 TF 구성, 예산 반영, 법령 정비, 기한 설정이라는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목표로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이미 전북특별자치도가 국정과제와 연계한 현안 사업들에는 우리가 기대할 만한 큰 방향이 담겨 있다. 새만금을 RE100 중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 상생을 결합하며, 전북특별자치도의 위상에 맞춘 균형 성장 프레임을 구축하는 일이다. 그러나 전북이 해야 할 일은 이 선언적인 문장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 설계도’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질문은 날카로워야 한다. 첫째, 전력망 병목 현상과 계통 접속 제한을 언제, 어떤 단계로 해소할 것인가. 둘째, 새만금은 단순한 산단이 아니라 에너지와 물류가 결합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서 어떤 확정된 로드맵을 갖는가. 셋째, 필수의료 체계는 기관 설립을 넘어 인력 공급과 지역수가, 기금 체계가 맞물린 패키지로 확정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타운홀 이후의 후속 체계를 어떤 이름의 협의체로 만들고 언제 첫 결과물을 낼 것인지까지 물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지역 갈등의 본질이 기술이 아닌 제도와 분배에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전북의 에너지 전환은 이제 설비 확충을 넘어 공간, 권한, 이익 환원의 문제로 진화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허용’이 아니라 농지 보전과 사후 관리라는 ‘기준’이 정립될 때 갈등을 줄일 수 있다. ‘햇빛연금’ 역시 선의가 아니라 지분 구조와 정보 공개라는 명확한 ‘규칙’이 신뢰를 만든다. 미니 태양광이나 공동주택 옥상 같은 분산형 전환 또한 생활 공간을 발전소로 바꾸는 정교한 유지관리 체계와 취약계층 배려가 포함된 설계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논의되길 희망한다.



결국 전북 타운홀의 성패는 한 줄로 결정된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이 있는가. 지역이 스스로 쥘 수 있는 조례와 운영 원칙, 그리고 중앙정부가 책임질 전력망·기반시설·예산의 확정된 일정표가 남아야 한다. ‘유능한 국정 운영’은 현장을 찾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현장의 질문을 결정과 실행의 체계로 남겼느냐로 증명된다. 2월의 찬 공기를 뚫고 열리는 전북 타운홀이, 지역의 현안을 국가의 실행 과제로 확정 짓는 ‘결정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한정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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