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재발견]준비하는 전북

『중용』의 “예즉립(豫則立)” 정신으로 지방소멸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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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최근 전북특별자치도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새만금 개발, 첨단산업 유치, 농생명산업 육성, 문화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한다. 바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위기이다.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대부분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청년층 유출 또한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39세 청년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용』의 구절 가운데 “범사예즉립 불예즉폐(凡事豫則立 不豫則廢)”라는 말이 눈에 깊이 남는다. “모든 일은 미리 준비하면 서고, 준비하지 않으면 무너진다”는 뜻이다. 또한 “박학지 심문지 신사지 명변지 독행지(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辨之 篤行之)”라는 가르침은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분별하고, 실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 전북이 마주한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을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문제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용이 말하듯이 배우고, 분석하고, 분별한 뒤 실천해야 한다. 지역의 위기는 선언이 아니라 행동으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의 가장 큰 과제는 결국 ‘사람’이다. 아무리 훌륭한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도로와 철도가 놓여도 사람이 떠나면 지역의 미래는 없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의 분석에 따르면 전북의 인구감소는 청년 유출, 출생 기반 약화, 지역 간 양극화가 서로 맞물려 악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산업, 농생명산업, 재생에너지 산업, 디지털 전환 사업 등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전북특별자치도와 관계기관들은 청년 일자리 확대와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이 단순한 숫자 늘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전북에서 공부하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좋은 일자리와 주거, 문화, 교육, 돌봄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정주인구가 늘어난다. 최근 전북연구원 역시 ‘사람 중심의 정주인구 역동성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중용』은 또 “유불학 학지불능불조야(有弗學 學之弗能弗措也)”라고 말한다. 배우되 능숙해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전북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소멸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 몇 년의 사업으로 끝나는 과제도 아니다. 꾸준한 투자와 인내, 그리고 도민의 참여가 필요하다.

오늘날 지방의 경쟁력은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지역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에서 나온다. 기업은 지역에 투자하고, 대학은 인재를 양성하며, 행정은 혁신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도민은 지역 공동체를 지켜나갈 때 전북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중용』의 가르침처럼 준비하는 자는 서고, 준비하지 않는 자는 무너진다. 지금 전북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전북, 사람이 모이는 전북, 지속가능한 전북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미래는 기다리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사람의 것이다. 전북의 미래 역시 준비하는 전북도민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

/고려대학교 김상근연구교수/ HERITAGE LABS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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