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로 만든 오디오 스피커와 사인검을 보러 오세요''

전주 '온고' , 평판스피커, 사인검 등 상설 전시 기획전 ‘한지; 바탕이 되다’, 온고갤러리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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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소병진 소목장(국가무형유산 보유자)과 홍춘수 한지장(국가무형유산 보유자), 김준 명장오디오 명장이 협업해 만든 ‘평판 스피커’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백두산 자락에서 자라나는 600년 수령의 홍송(紅松)을 오디오의 외벽에 해당하는 평판으로, 우리 고유의 닥나무 한지를 오디오의 소리를 내는 핵심 부분인 콘으로 사용, 세상 어디에도 없는 스피커를 만들어낸 것이다.

선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이들은 “답습하는 전통만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기치 아래 힘을 모았다.

소 소목장이 주목한 것은 오디오처럼 실생활에서 충분히 사용 가능한 가구였다.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는 독일의 클랑필름이나 미국의 웨스턴일렉트릭 등에서 1920년대에 만든 작품들이 명기로 여겨지고 있어요. 소리를 내는 핵심 부분인 콘을 서양식 펄프 등을 사용해서는 그들을 절대로 뛰어넘을 수가 없어요. 우연히 한지에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섬유 조직이 길어 소리가 섬세하면서도 고음과 저음을 조화롭게 표현할 수 있는 한지야말로 오디오 시장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핵심 열쇠인 거죠.”(김준 명장)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관계자들이 참석, 이탈리아 현지 전시를 의뢰하는 등 해외 전문가들의 호응이 컸다.

소 소목장은 “전통의 기법과 정신은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는 전통이어야 살아있는 문화유산이 된다는 것이다”고 했다.

전주 '온고' 갤러리가 선보이는 한지 스피커는 국가무형문화재 장인과 오디오 명장이 협업, 만든 전통문화 융합형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이다.

"소리를 내는 핵심 진동판(콘)에 전통 방식을 거친 한지를 사용하여, 맑고 부드러우며 깊은 음색을 구현합니다"

김동철 대표가 운영하는 '온고'는 전통연희와 전통예술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전통문화 전문 기업이다.

김대표는 한국전통문화전당 초대 원장을 역임하는 등 전통문화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다양한 전통문화 콘텐츠 제작을 통해 전통의 대중화와 확산에 기여해 왔다.

'온고'는 전통공예, 전통가구, 한지오디오 제조 판매 등을 위해 전주와 전북 국가무형문화재 및 명장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전통문화 예술과 기술을 융합해 시장을 선도하겠다. 전통문화 예술의 대중화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온고’는 사자성어 ‘온고지신’의 줄임말로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앎 즉 학문을 되풀이하고 연구해 새 학문으로 나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종대왕의 문화중흥을 생각하며 창제한 훈민정음에 '온고'의 정신을 담았다.

세종대왕이 만든 아래 아자를 사용, 로고를 제작했다. 세종이 만든 악기와 궁상각치우 다섯 음의 연광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융합중에 있다. 세계 속으로 가는 무형유산을 활용하고 전승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갤러리 ‘온고’는 지역 중심의 전통문화예술 가치의 복원과 문화콘텐츠를 통한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문화공예 전통계승-이수자, 종사자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고용 확대를 진행하고, 전통공예와 전주한지, 음향시설의 협업적 작업을 통한 명상치유체험 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지역의 문화소외계층, 취약아동계층, 고령인구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명상교육을 지원하고 전통공예 무형문화재 인력의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상업화, 협업화를 통해 자립 기반을 만들고 있다.

조선왕조의 명검, ‘사인검’이 부활했다. 2

'온고 이순신 사인검'은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통공예갤러리 '온고'와 조선 왕실의 명검 '사인검(四寅劍)', 그리고 이를 재현·복원한 전통 도검 문화와 관련이 깊다. 종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국보 '이순신 장검' 이미지나 기념품 등과 결합되어 회자되기도 한다.

'온고'엔 한상봉 도검장(명인)이 복원한 사인검(四寅劍)이 전시 및 보관되어 있다.

"조선왕조의 명검 사인검(四寅劍)은 호랑이 ‘인(寅)’자가 4번 겹치는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제작된 왕의 칼이다.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1398년 왕실의 통치이념을 담아 제작했다. 옛날부터 공신들에게 왕이 하사한 특별한 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인검은 12간지 중 호랑이를 뜻하는 '인(寅)'자가 네 번 겹치는 해, 달, 일, 시(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맞춰 제작한 조선 왕실의 칼이다. 양(陽)의 기운이 가장 강할 때 만들어져 사악한 기운과 재앙을 물리치는 주술적·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조선 왕실의 통치 이념과 천문 과학이 담긴 사인검의 가치를 전주의 핵심 문화산업으로 확장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인 낙죽장도장 한상봉 명인이 아버지 한병문으로부터 공예기술을 전수받아 2010년에 사인검을 복원했다.

전주에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을 비롯,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고 있다. 전주에서 조선왕실을 대표하는 왕의 칼 사인검을 보관한다는 것은 뜻깊은 역사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 조선의 천문과학과 통치철학을 담은 사인검의 의미를 전달하고, 이 칼에 담긴 의미를 전주의 문화산업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주 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이 높아지고, 전주가 조선의 왕도로서 더욱 빛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대표는 저서의 제1부 '세계문화유산 속의 단청 벽화'를 통해 부안 내소사 벽화와 완주 송광사 벽화 등에 그려진 전통 악기들의 역사적 연원과 계보를 추적했다.

내소사 법당 천장은 우물 반자다. 우물 반자의 양 가장자리 10칸에 11가지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1493년에 펴낸 음악 이론서 악학궤범의 6권과 7권에 수록된 악기 도설의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 펄럭이는 띠는 악기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음악이 흐르는 듯하다. 음악 소리를 조형으로 나타낸 것이다. 악기 그림은 설법 공간에 울리는 환희의 법음이며, 자비와 대덕에 대한 예경의 음악이다.

완주 송광사는 조선 시대 억불숭유 속에서도 왕실의 후원으로 중창된 특별한 사찰이다. 벽화 속 비천은 하늘에서 내려와 악기를 연주하며 춤추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흩날리는 천의와 생동감 있는 벽화는 비천상에 강렬한 생명력을 부여한다. 송광사 주악비천상은 한국적 양식으로 정착한 독창적 사례이자 조선 후기 불교 회화의 귀중한 자료다. 전주 한지에 담아 천년의 선율과 울림을 전하고 있다.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5백여 명 규모의 악대행렬은 우리 소리의 위풍당당한 웅장함을 보여준다. 특별히 중앙아시아 등 서역과 활발하게 교류를 하며, 소리와 음악, 악기 등을 교류한 것으로 추론을 펼치고 있다. 당 나라에서는 고구려 소리가 크게 유행하면서 이미 한류열풍을 형성했다. 김대표는 이러한 교류의 정점을 세종대왕의 음악정책으로 맺고 있다.

'온고 갤러리'에서는 내소사와 송광사 벽화 등으로 전해지는 주악비천상(악기를 연주하는 하늘의 천인 모습)을 친환경 한지 캔버스에 재현,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와 사찰 벽화 속 음악의 미학을 현대적 콘텐츠로 융합하여 널리 알리는 활동의 일환이다.

지금, '기록의 종이에서, 현대회화의 바탕으로’를 주제로 기록과 공예의 소재로 익숙한 전주 한지를 현대미술의 창작 재료로 새롭게 활용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온고의 기획전시 ‘한지; 바탕이 되다’가 다음달 20일까지 온고갤러리에서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우수기획전시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전시는 한지 특유의 입체적인 질감을 살린 ‘요철 한지 캔버스’를 회화의 바탕재로 활용해 전통 소재와 현대미술이 만나는 새로운 창작 방식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늘의 작가는 흰 캔버스 위에 물감만 올리지 않는다. 흙과 모래, 금속과 섬유, 사진과 안료, 아크릴과 유화를 캔버스에 함께 사용한다. 그만큼 표면의 안정성과 재료의 반응, 시간이 지난 뒤의 보존 문제가 중요해진다. 온고가 한지 캔버스를 만들며 주목하는 지점도 여기 있다. 닥나무 장섬유의 결을 살리고, 도침으로 표면을 다듬고, 필요에 따라 여러 겹을 합치하며, 배첩과 지지체를 통해 화면의 적정한 안정화 수준을 가늠해야 한다. 수묵과 채색, 아크릴과 유화, 혼합매체에 따라 포수와 표면 구조를 다르게 설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전시엔 김민희, 김스미, 김정심, 김학곤, 명안나, 박상규, 송하진, 안명희, 옥소희, 이광재, 정유리, 조화영, 최윤우, 한오로라, 현동욱 등 1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그는 신문사에서 직장 생활을 마치고 2014년 한국전통문화전당 초대 원장을 맡게 됐다. 그때부터 전주가 가지고 있는 전통의 가치를 확인하고 경쟁력을 키울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고유의 것을 지키며 헤리티지를 산업화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조선왕조의 본향인 전주에서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김대표는 "'온고'의 바람은 우리 지역 전통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 연구하여 ‘K-Heritage’를 선도하는 도시 전주를 만드는 것입니다. 전통이 산업으로 갈 수 있는 길목에 마중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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