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으로 만나는 전주 문화 유산

서각작가 백산 양청문, 전주 현대미술관서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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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서각작가 백산 양청문(대한명인 635호, 대한명인회 전북지회 부회장)이 다음달 3일부터 10일까지 전주 현대미술관서 초대전을 갖는다.

열세번째 개인전으로 꾸려지는 이 자리는 전주의 문화유산과 문화공간과 등을 소개한다.

혼신을 다해 손끝에서 탄생한 그의 작품은 '풍패지관', '경기전', '한옥마을' , '호남제일문' 등 전주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인간 삶의 희로애락이 그의 작품에서 양각과 음각으로 새겨진다. 요철의 힘으로 서로 맞물리고 바닥을 딛고 나아가는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아니런가.

자음과 모음을 나무에 아로새기는 일은 나무의 옹이와도 같다. 고통을 이기고 핀 ‘옹이 꽃’이다.

나무는 상처를 새김으로써 아름다워지고, 사람은 시간을 새김으로써 깊어진다. 작가는 '삶은 결국 나무결처럼 남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칼날에 긴장한 문자들이 떨고 있을 때 나무는 부드럽게 칼의 길을 이끈다. 떨면서 묻혔던 말들 날숨 쉬며 일어서고 사람들은 나무의 말을 서각에서 찾지만, (나무는) 그것들을 제 말이라 하지 않는다.

맹자의 얘기처럼 '교목(喬木)'은 죽어서도 할 일들이 남아 있다. 작가는 오늘도 이 교목에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시나브로, 날카로운 조각칼과 망치로 한 땀 한 땀 나무를 파낸다. 숨을 죽인 채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도 아랑곳이 없다. 이내 경쾌한 망치소리가 공간에 울려 퍼지면서 칼이 나뭇결을 파고들 때마다 평평했던 나무판에 글자들이 새겨진다.

잘 다듬어진 서정시 한편 읽은 느낌이 든다. 그의 작품을 대하고 있으면 잘 다듬어진 서정시 한편 읽은 느낌이 든다. 현대시처럼 난해하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어둠이 있으되 칙칙하지 않고 밝음이 있으되 되바라지지 않은, 부드럽지만 흐트러지지 않은, 꼭 잘 지어진 한옥 같은, 아니면 그 한옥에서 전통문화를 다소곳이 생활로 지켜가는 무명옷 입은 아낙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절로 따뜻해진다.

그의 서각은 이끼 낀 섬돌에도 꽃을 피우게 하고 오래된 고목에 싹을 틔우게 하는 마법같은 삶의 동반자이다. 서각은 오래된 나무에 혼을 불어넣어 천년학의 비상을 꿈꾸는 일이다. 작가는 오늘도 고목에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작가는 제25회 전주전통공예전국대전 특별상과 특선, 제15회 전주온고을미술대전 특별상 및 특선, 대한민국 전통공예대전 특선 및 우수상, 제18회 전국목조기술경연대회 특별상(전북도지사상), 제38회 대한민국미술대전(전통미술, 공예부문) 특선, 제20회 전국목구조기술경기대회 대상(고용노동부장관상), 제24회 통일문화제 통일미술대전 서각부문 대상(통일부장관상), 제11기 국민추천포상 국무총리 표창, 제19회 초아의 봉사대상 '사회봉사 대상' 등을 받았다.

그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대한민국 전통공예대전 초대작가, 전주미술협회 회원, 사대문전 회원, 대한명인 현판서각장(대한명인 635호)에 추대, 대한명인회 전북지회 부회장, 향교길 이야기 회장으로 책자 ‘목판화로 만나는 전주문화유산'과 '전주 현판 서각'을 펴낸 바 있다. 현재 전주향교 앞에서 백산목공방을 운영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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