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민화 작가 김옥금이 6일부터11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2관(별관)에서 열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는 전통의 아름다움과 시대의 감성을 탐구해 온 작가의 창작 여정을 돌아보는 자리다. 대표작 ‘착지’를 비롯, 화조도, 미인도, 산수도, 연화도, 불화 등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전통의 숨결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민화'다. 화조도와 책가도 등의 민화에 등장하는 꽃과 기물, 동물과 상징은 오랜 세월 사람들의 소망을 대신 표현해 왔다. 장수와 부귀, 다산과 평안에 대한 염원은 시대가 달라져도 인간의 삶에서 지속되는 근원적인 바람이다. 이는 과거의 그림 형식이자 현재 우리의 삶을 비추는 언어로 작동한다. 작가는 보편적인 인간의 소망들을 오늘의 시각문화와 연결한다.
대표작은 '착지(落地)'는 날개를 힘차게 펼친 맹금류(독수리나 매)와 붉게 물든 낙엽을 한 화면에 담아, 사냥하거나 내려앉는 긴장감 넘치는 순간을 극도로 섬세한 필치로 표현, 평단과 관객의 큰 찬사를 받고 있다.
'착지'는 배경의 서랍장과 액자들을 통해 작가의 손길이 닿은 다양한 작품들을 엿볼 수 있으며, 책상 위에는 정밀한 산수화 초본과 함께 붓을 쥐고 세밀하게 채색 플로우를 이어가는 작가의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반가사유상'은 전통적인 종교 미술(불화)과 민화적 요소가 현대적으로 어우러진 수작이다. 깊이 있는 흑색 배경(먹 혹은 감지 느낌) 위로 고요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반가사유상의 실루엣이 금박과 거친 질감으로 표현, 종교적인 신비로움과 세월의 깊이를 자아낸다.
자칫 무겁고 어두워질 수 있는 불상의 하단과 중앙부에 화사한 핑크빛 연꽃과 푸른 연잎을 배치했다. 불교에서 깨달음과 은혜를 상징하는 연꽃이 불상과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화면 전체에 입체감과 생동감을 불어넣다.
'미인도'는 조선 후기 신윤복 등의 전통 미인도 형식을 계승하면서도 작가만의 화려한 색채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갈한 트레머리(가체)를 한 전통적인 여인의 차분한 표정과 옥색 한복 의복이 중심을 잡아준다. 여인의 주변을 둘러싼 양귀비 등의 꽃들이 빨강, 노랑, 파랑, 흰색 등 매우 다채롭고 선명한 채도로 표현됐다.
고풍스러운 여인의 무드와 현대적인 팝(Pop)한 컬러의 꽃들이 조화를 이루어, 전통 미인도가 가진 정적인 느낌을 깨고 화사한 생명력을 전한다.
또, 민화의 가장 대표적인 길상(吉祥) 화목 중 하나인 연화도(蓮花圖)는 가로로 길게 펼쳐진 대작 형태로 구현했다.
넓게 펼쳐진 푸른 연잎 사이로 흰색, 노란색, 분홍색 연꽃이 피어있고, 중앙의 바위 위에는 금슬과 부부 화합을 상징하는 원앙 한 쌍이 다정하게 앉아 있다. 왼쪽 상단엔 날아다니는 잠자리 두 마리가 그려져 공간의 확장감을 준다.
연잎의 그라데이션(바림) 처리가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러우며, 은은한 배경 색조가 전체적인 화면을 따뜻하고 아늑하게 감싸 안아 감상자들로 하여금 평온함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의 작품 세계는 전통적인 도상(불상, 미인, 화조)이 가진 본연의 가치와 기법을 철저히 고수하면서도, 탁월한 현대적 색채 운용과 정밀한 묘사력을 통해 보는 이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강한 울림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제10회 민화 개인전은 전통의 아름다움과 시대의 감성을 탐구하면서 이어온 창작의 여정을 되돌아보고, 그동안의 연구와 교육, 그리고 예술적 성찰을 작품으로 나누는 뜻깊은 자리”라면서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전통의 숨결과 현대적 감성이 관람하는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울림으로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북대학교 문학박사인 작가는 민화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민화교습소를 운영하면서 군장대학교 한국문화예술과 겸임교수, 전북대학교, 전주대학교 평생교육원 민화교수이며 전주문화원을 출강, 제자 양성과 민화 교육에 힘쓰고 있다.
오프닝은 9일 오후 5시에 열린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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