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전북신문] 정부가 지난 13일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 약 1만 명을 세종시로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기관 이전이 구체화되면서 이제 관심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전북 역시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이전 대상과 입지가 결정된 뒤에 움직여서는 지역의 산업적 특성과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유치 희망기관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전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와 실행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금융과 농생명, 미래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한국투자공사, 한국산업은행, 한국마사회, 각종 공제회 등이 대표적인 유치 희망기관이다.
이들 기관은 전북의 기존 산업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금융기관이 집적된다면 자산운용과 금융서비스 산업의 성장 기반을 넓힐 수 있다. 농협중앙회와 한국마사회 등은 농촌진흥청과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비롯한 농생명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유치 희망이 실제 이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농협중앙회와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은 관련 법률에 주사무소 또는 본점 소재지가 규정돼 있어 이전을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한국투자공사 역시 기관의 의사결정과 관련 절차가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전북은 기관별 법적 제약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한 법률 개정과 제도 개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법률 개정이 필요한 기관과 현행 제도 안에서 이전을 검토할 수 있는 기관을 구분하고, 정부 및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실현 가능한 유치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지역의 산업적 특성과 연계할 수 있는 기관을 발굴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자동차와 첨단제조업, 미래모빌리티 분야의 기술혁신을 지원할 수 있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수소와 재생에너지 산업의 연구개발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과 공간정보산업진흥원 역시 기존 전북혁신도시의 공간정보 관련 기관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완주군이 가진 산업적 강점과 입지 여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완주는 전북혁신도시를 전주시와 함께 품고 있으며, 수소산업과 자동차 부품산업, 첨단제조업 등 미래산업의 성장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식품연구원 등 기존 이전기관의 기능을 연결한다면 산업적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완주군도 농생명·식품, 에너지·환경, 공간정보, 바이오·첨단연구 등 4개 분야에서 10개 기관을 유치 희망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서면 일대 6개 후보 부지를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제는 유치 희망기관별로 지역산업과의 연계 효과를 구체화하고, 입지와 정주 여건, 지역기업과의 협력 방안까지 담은 맞춤형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연구개발 기획·평가 기능을 완주의 수소산업과 연결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기업지원 기능을 지역 제조업의 기술혁신으로 이어가는 방안은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효과가 혁신도시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기능을 집적하되, 연구개발과 기술 실증, 기업지원 기능을 지역 산업단지와 연결해 그 효과가 완주 전역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북도와 완주군은 기관별 유치 전략을 긴밀하게 조율하고, 이전 규모와 고용 효과, 산업적 파급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완주군의회 역시 지역의 산업적 강점을 정책에 반영하고, 필요한 제도적 지원과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에 역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북 정치권의 하나 된 대응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어느 한 지역이나 정치인의 노력만으로 이뤄낼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관련 법률 개정과 정부 협의에 적극 나서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와 시·군의회는 산업적 연계성과 유치 필요성을 뒷받침할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전북의 미래가 걸린 사안인 만큼 정파와 지역을 넘어 정치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공공기관 이전의 목적은 기관의 주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산업과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 있다. 이전기관과 지역기업이 협력하고, 연구개발 성과가 산업현장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때 비로소 국가균형발전의 의미도 완성될 수 있다.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에 대한 지역의 준비도 더욱 중요해졌다. 정부의 구체적인 이전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전북의 유치 논리와 실행 전략을 갖춰야 한다. 전북의 정치권과 행정, 지역사회가 역량을 결집해 이번 이전을 전북의 미래산업을 강화하고, 완주를 비롯한 지역 곳곳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내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심부건(완주군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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