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대 ‘헝그리 축구’돌풍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4.10.27 18:32

해체 위기에까지 몰렸던 전북대가 올 대학 축구를 결산하는 전국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정승철 감독이 이끄는 전북대는 23일부터 17일간 경남 남해에서 열리는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최강팀들을 연파하며 쾌조의 2연승을 달리고 있다.전북대는 24일 세경대를 무려 4-1로 대파한데 이어 25일 전국대회 단골 우승팀 조선대마저 3-2로 셧아웃시키고 16강 진출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국립대가 전국 규모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것. 꼴찌들의 반란은 절반 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더욱이 주전 11명을 겨우 채울 수 있는 14명이 거둔 값진 승리여서 더욱 빛을 내고 있다.학교 재정난으로 존폐 위기에 몰렸던 전북대의 승전보는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때까지 뛰겠다는 선수들의 ‘헝그리 정신’이 일궈냈다. 돌풍의 주역은 2년생 골잡이 윤석(179㎝·전주공고졸)과 주장 강일찬(4년·군산제일고졸). 윤석은 이번 대회 팀이 기록한 7골 가운데 절반 이상인 4골을 혼자 집어 넣으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개인기와 드리블, 슛팅 등 3박자를 갖춘 골게터로 벌써부터 프로팀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는 유망주다.팀의 맏형이자 게임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는 강일찬은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며 후배들을 독려,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그라운드의 카리스마’ 정승철 감독은 꼴찌들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또다른 주인공. 전북대의 탈바꿈은 정 감독이 출발점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7월 축구부 해체 통보를 받은 정 감독은 특유의 스파르타식 훈련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성적을 내지못하면 팀은 없다”며 선수들을 설득한 정 감독은 ‘생각하는 축구’를 심기에 주력했다. ‘축구는 공을 차는 운동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운동’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 그래서 정 감독은 팀 미팅도 10분 안에 끝낸다. 감독은 큰 줄기만 잡아주고 선수들이 알아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정 감독은 지난 6월 험멜대학선수권대회에서도 전국 최강 선문대를 4-1로 대파하며 대학무대 돌풍을 예고한바 있다.경기 중 쉼없이 질러대는 고성 때문에 항상 쉰 목소리인 정 감독은 “제주대 충북대 서울대 등 전국국립대는 해마다 7명씩 신입생을 받고 있다”면서 “내년에 선수들이 보강되면 국립대 사상 최초로 전국대회 우승을 넘볼 각오”라고 말했다. 전북대는 울산대, 부경대와 예선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조영곤기자 young@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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