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농업개방 파고를 넘는다] "농업구조개혁과 농산업 발전방향 모색"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6.02.22 20:33

쌀 농사 중심의 전통적인 생산구조로는 위기에 처한 농업과 농촌의 활로를 찾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전주시와 전북농산업포럼이 주최한 "농업구조개혁과 농산업 발전방향 모색"이라는 심포지움에서 이병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과수, 원예, 축산 등 성장위주의 농업으로 생산구조가 바뀌고 있다"면서 전북지역의 농업생산구조 변화를 주문했다.

또 한국농촌공사가 올해 중점 사업으로 농촌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촌종합개발사업은 농촌의 3~5개 마을을 묶어 테마가 있는 특색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이는 특정한 관광 자원이나 전통 및 문화적인 유사성을 바탕으로 농외소득을 창출하는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촌공사가 올해 64억4,800만원을 들여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고창 선동권역의 경우 청보리축제와 메밀꽃 축제로 유명한 선동 인근 농촌마을 묶어 전망대 설치, 생태 주차장 조성 등 농외소득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농촌공사 전북본부는 올해 △남원 혼불(54억4,600만원) △김제 광활(66억6,000만원) △부안 우동(52억8,800만원) △고창 선동(64억4,800만원) 등 4개 권역에 총 238억4,2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정읍 태산 선비권역 △군산 나포 철새권역 △무주 설천 청량권역 △장수 오산권역 등 4개 권역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는 등 농촌공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농업방식에 대한 한계가 확산되는 가운데, 임실군 느티마을은 수년 전부터 유기농산물 생산 확대, 팜스테이 참여에 이어 최근에는 군의 치즈클러스터 사업에 발맞춰 치즈체험공간으로 마을을 바꾸는 변화를 시도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전주에서 자동차로 40여분 거리에 위치한 임실읍 금성리 마을은 소비처로써 도시지역과 근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느티마을은 이 같은 이점을 바탕으로 도시 소비자를 끌어들여 농촌체험(팜스테이)과 함께 마을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 판매를 연계 시키는 등 활로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임실역 뒷편에 자리잡은 느티마을은 2002년 12월 농림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다. 이어 이듬해 1월에는 농협중앙회로부터 팜스테이마을로 지정되는 등 마을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느티나무가 많아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지는 마을의 자연경관을 이용해 이름을 붙였다.

△봄 친환경농법 시현 △여름 작은음악회 △가을 추수감사제 △겨울 대보름 달집태우기 및 김장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 소비자를 유인했다. 매년 1,500여명 이상 외지인이 마을을 찾았으며, 이 가운데 500여명은 민박을 했다. 농가별 소득도 2003년 5,000만원에서 2004년 8,000만원, 2005년 1억8,000만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88ha의 농경지 가운데 16ha(20개 농가)가 20여년 전부터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통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된 쌀은 서울의 (주)가나안네츄럴이라는 유통법인을 통해 전량 소비되고 있다. 생산된 쌀은 두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또 마을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채소류)은 팜스테이와 연계해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이런 느티마을이 올해를 기점으로 치즈마을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임실군의 치즈클러스터산업에서 착안해 마을을 치츠 및 요구르트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치즈체험은 소의 젖이 치즈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도록 한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치즈체험에 1,600여명이 참가할 만큼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참가비는 2만2,000원(군 50% 보조)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은 비용이지만 치즈만들기라는 독특한 체험에 힘입어 반응이 좋다. 이 마을 조기현 운영위원장은 "치즈 1키로그램을 만들려면 원유 10키로그램이 필요해 원가 부담이 높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은만큼 올해는 관련 사업에 예산을 추가 투자해 본격적인 치즈체험마을로 탈바꿈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느티마을에는 올해 치즈마을과 관련해 13억원이 투자된다. 마을은 이를 바탕으로 낙농체험, 치즈체험, 요구르트체험, 농산물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조 위원장은 올해 6,000~7,000명가량의 참여를 계획하고 있으며, 개인 사업자의 목장형 유가공공장이 추가 들어서는 등 치즈마을로 이미지 구축을 가속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가동 6년째를 맞는 (주)숲골유가공 공장은 치즈마을과 연계한 체험공간을 제공하는 등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체로 끝나지 않고 공장이 위치한 주변 마을과의 공생공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치즈체험 프로그램도 이 곳과 연계해 추진됐다. 방문자들은 치즈체험과 함께 공장 견학을 통해 최고급 유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중에는 또 하나의 유가공 공장이 주변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 경우 느티마을이 추진하는 치즈 및 요구르트, 목장체험 등이 한층 풍성해질 전망이다.(예약 문의 643-3294 유덕자 사무국장)

▲(주)숲골유가공 공장

2000년 2월 설립된 (주)숲골유가공 공장은 공장 관리 목장과 가공자 1인 일대인 생산 방식으로 유제품을 생산한다. 국내 최초의 목장형 발효유(요구르트)로 품질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모든 원료를 친환경적 농산물과 질 좋고 신선한 원유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구례와 진안의 목장에서 당일 짠 원유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지만 조만간 공장 주변에 목장을 조성해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유제품은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이다. 요구르트는 일반 제품 외에 복분자, 석류 요구르트 등 웰빙추세를 감안한 신제품 등 다양하다. 또 까망베르치즈, 자연치즈, 모짜렐라치즈 등 최고급 원유를 이용한 유제품은 도시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스위스 낙농연수와 스위스 유가공 전문학교를 수료한 김상철 대표이사의 국내 최초의 목장형 발효유 생산이라는 고집이 반영된 결과다.

/임병식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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