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 부자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6.03.27 17:26

과연 얼마나 재산을 갖고 있어야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흔히 옛날에는 천석꾼이니 만석꾼이니 해서 쌀을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현대엔 기준이 다르다. 과거만 해도 서구에서 백만달러의 금융자산을 가졌다면 ‘밀리언에어(Millionaire)’라 해서 부자 반열에 올랐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0억원 정도의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요즘엔 ‘빌리언에어( Billionaire·10억달러)’쯤 돼야 부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통상 은행 VIP코너에서 제시하는 부자의 기준이 있다. 적어도 예금이나 주식 같은 현금자산 10억원 이상, 여기에 부동산까지 합쳐 30억원 이상이다.서울시민들은 20억은 있어야 서울의 부자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최근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다. 그 결과 부동산을 포함한 평균 재산을 20억3400만원, 중산층은 11억6000만원 정도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강남·북 주민 사이에는 부자와 중산층의 재산 규모에 대해서도 생각이 크게 달랐다. 강남지역 주민은 부자의 재산 기준을 25억 원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강북은 19억4000만원 정도라고 답했다.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부자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부자들이야 정당하고 떳떳하게 돈을 벌었다고 할 지 모르지만 일반의 인식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자들이 주로 부동산투기, 재산 상속 및 증여, 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재산을 증식했다고 생각한다. 한 경제전문 월간지가 지난달 전국 남녀를 대상으로 '한국인의 부자관'에 관한 설문조사한 결과다.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속담은 부자의 품격을 가르쳐 준다. 요즘 돈을 잘 버는 사람은 많아도 제대로 쓰는 사람을 보기는 힘들다. 이제 우리나라도 백만장자는 수두룩하다. 억만장자쯤이나 돼야 갑부명함을 내미는 시대가 됐다. 많이 가진 것이 죄는 아니다. 부를 무조건 죄악시해서는 안된다. 편법이나 투기를 통한 벼락부자가 아니라 노력과 성실로 부자의 꿈을 실현해가는 사람이 늘어야 한다. 그래야만 부의 정당성이 인정받는 사회가 앞당겨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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