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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이 만난 사람] 연세대 농구부 김만진 감독


기사 작성:  이범수 기자 - 2007.01.23 17:54
전주고 농구 사령탑 김만진(53) 감독이 최근 연세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주고 농구를 전국 고교 농구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그랜드슬램(춘계대회, 대통령배, 전국체전 우승)에 까지 올려놓은 장본인이었기에 그의 선택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김 감독은 “내 농구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장고를 거듭한 끝에 어려운 결심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대학농구 간판이자 모교인 연세대로 자리를 옮긴 김 감독으로부터 16년동안 전주고 감독으로 활동해온 소회와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만진 감독에게 2006년 한해는 평생 잊지 못할 아주 특별한 한 해였다.

국내 고교농구 ‘빅3’대회인 춘계대회와 대통령배, 전국체전을 모두 휩쓸었기 때문이다.

전주고 농구팀은 특히 27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 금자탑을 쌓으면서 고교농구 돌풍을 견인했다.

김 감독은 우선 “16년 전에 모교인 전주고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세운 목표였던 빅3 대회 우승을 일군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며 “27연승을 하면서 심적 부담이 컸을 텐데도 잘 따라와 준 김현호(연세대 1년)와 김민석, 조효현(이상 성균관대 1년)이를 비롯해 전주고 농구부 제자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묵혀놓았던 고마움을 전했다.

고교농구 정상을 호령한 김 감독은 올해 또다른 야심찬 도전을 시작했다.

대학농구 정상에 우뚝 서는 것이다. 그의 인생에서 또 하나의 불꽃같은 시간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지난 18일 자신의 모교인 연세대 농구부 사령탑으로 임명돼 지휘봉을 잡았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농구감독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자리였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끝에 연세대 사령탑을 선택했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낸 후에 전주고로부터 교사 발령 제의까지 받았다. 전주고에 남아 편안하게 감독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됩니까?”

김 감독은 이달 10일 박건연 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연세대 농구부 감독직 제의를 받았다.

그 후 일주일동안 지인들을 만나가면서 조언을 듣고 심사숙고 했다. 주위사람들의 의견은 반반이었다.

“교사 발령받고 전주고에 남아있으면 정년도 보장되고 경제적으로도 편할텐데 왜 또 모험을 하려하느냐”는 걱정스런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열세살(광주서중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사십 평생을 농구코트에서 보낸 김 감독의 도전정신은 ‘보장된 정년’도 꺾지 못했다.

“연세대 농구부라면 고교 감독으로서 한번쯤 욕심내볼만 한 자리다. 전주고에서 목표를 이룬 내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16년동안 이끌었던 전주고를 떠나게 된 아쉬움에 김 감독은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내 농구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는 생각으로 선택을 했으니 후회없이 열심히 하겠다.”

1991년 실업팀 현대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그 해 지도자 생활을 처음 시작한 후 줄곧 전주고에 있었으니 지극한 서운함이 왜 없을까.

김 감독은 “전주고 역시 내 모교였기 때문에 더 애착을 갖고 선수들을 조련하고 배출해 왔다”며 “다행히 작년에 좋은 성과를 내고 떠날 수 있게 돼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누구보다 엄한 사람(감독)이었지만 든든했던 감독을 떠나보내는 선수들의 서운함 역시 컸다.

전주고 정석주 농구부장은 “좋은 감독을 떠나보내게 돼 학교측이나 선수들 모두 아쉬워한다. 되도록 함께 하고 싶었는데 좋은 자리로 가니까 잘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전주고를 떠나오면서 제자들에게 “좋아서 선택한 농구를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좋은 선수가 되서 다시 만나자”고 격려했다.

김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연세대는 고려대, 중앙대 등과 함께 국내 대학농구 간판이다.

그러나 최근 2년동안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연세대 부진의 이유를 ‘선수 스카우트’에서 찾았다.

“연세대가 하승진(애너하임 아스날)을 영입한 이후에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느 팀이나 전력으로 투입이 가능한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연세대 감독으로 부임한 최근 전주고에서 그랬듯이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그는 벌써부터 “지난 10월부터 진행했어야 할 스카우트가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로 지금 마음이 아주 급하다”고 털어놨다.

연세대에는 지난해 전주고 농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초특급 에이스 김현호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김 감독은 “현호는 고교 때부터 함께한 제자고 대학에서 또 지도를 맡게 된 것을 보면 인연이 깊은 것 같다”며 “워낙 실력이 좋은 선수라 잘 적응할 것으로 본다”고 반가워했다.

김 감독의 목표는 올해 연세대를 상위권으로 다시 진입시켜 놓는 것이다. 그 스스로 ‘옛 명성 부활’이란 특명을 부여했다.

국내 대학농구판은 현재 중앙대, 경희대, 고려대가 상위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전통적인 강호 연세대가 침체기에 있는 상태다.

그는 “연세대가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휘봉을 잡아 부담이 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편하다”면서 “김만진 농구의 진수를 펼쳐 전화위복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언제나 빠른 농구를 좋아한다. 장신의 선수를 이용한 농구보다는 작아도 스피드 있는 게임이 보는 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센터진이 열세인 연세대 역시 김 감독의 빠른 농구가 접목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고교농구 ‘최고 지도자’라는 명성을 얻은 김만진 감독이 전주고에 이어 침체한 연세대 농구를 되살릴 수 있을지 대학농구 판도변화가 주목된다.

/이범수기자 skipio21@sjbnews.com



△김만진 감독은

광주서중학교 시절 농구와 첫 인연을 맺고 전주고를 거쳐 1975년 연세대를 졸업했다.

1979년 실업 현대 팀에서 포인트 가드로 활약하다가 1991년 전주고 농구부 감독으로 취임했다.

2002년 아시아청소년대표 감독과 2003년 세계청소년대회 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국내 고교농구 그랜드슬램 달성과 해외 3개 대회 우승 등 27경기 무패행진 진기록을 이어가 고교농구 명지도자라는 이름을 얻었다.

현재 프로농구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에도 그가 배출한 제자들이 많다.

이형주(전주 KCC), 손규완(원주 동부), 성준모(대구 오리온스), 김종학(서울SK), 박범재(창원 LG), 조성민(부산 KTF), 김학섭(울산 모비스) 등이 있다.

새전북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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