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흔들리는 혁신도시]만성동 1공구 현장을 가다
[커버-흔들리는 혁신도시]만성동 1공구 현장을 가다
  • 이용규 기자
  • 승인 2008.06.12 19: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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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전북 혁신도시 개발사업지 제1공구인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 월평마을 앞 논들이 영농금지조처에 따라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김형길 기자
12일 오전 10시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 찰방마을. 농사철로 한창 바빠야 할 들녘이 적막감이 감돌았다.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한창 샛파란 모가 자라야할 논들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논 뿐만 아니라 밭도 잡초로 우거져 폐허처럼 변해 있었다.

전북혁신도시 개발사업지구 1공구에 편입된 지역인 이곳은 대부분 토지가 토지공사에 매입돼 영농금지 조처가 내려진 터였다.

논길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지나가는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혁신도시 건설이 진행되고 있냐고 묻자 “혁신도시 말만 나와도 정신이 혼란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참 뜸을 들인 그는 “이대로 가다가는 김제공항 꼴 나지 않을까 걱정되네요”라며 말 문을 열었다.

“정부에서 최근 정부의 혁신도시 재검토 발언과 토지공사·주택공사 합병설이 끊이질 않으면서 혁신도시 방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한치 앞을 내다 볼수 없는 상황에서 토지만 매입되고 마냥 기다려야 되는 것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혁신도시가 안되면 토지공사에서 매입한 농지를 나이 순으로 농지를 주민들에게 임대해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1공구인 찰방마을과 월평마을 지역은 영농금지조처에 따라 대부분 논들이 이처럼 잡초만 우거지고 있다. 다만 협의매수가 되지않은 일부 농지만 드문 드문 벼를 심어 놓은 상황이며, 대부분 논과 밭이 영농이 금지된 상태다.

주민들은 무성하게 잡초만 자라나고 있는 논을 볼 때마다 긴 한숨만 나온다. 농사를 지으면 영업 보상을 안해준다는 말에 주민들은 농사짓기를 모두 접어야 했다. 2·3공구는 토지 보상이 이뤄졌지만 영농이 가능한 것에 대한 형평성과 외지인 토지를 경작한 원주민들은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해 상실감에 빠져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주대책 먼저 세워놓고 사업에 착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돈만 주면 끝난다는 식이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만성동 찰방마을과 월평마을 60여가구 남짓 농민들은 대신에 도시로 일거리를 찾아 나서거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형편이다.

또 다른 주민 이상태씨를 만났다. 이씨는 대뜸 정부와 전북도에 대해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면서 화부터 냈다. “국가가 국민들의 신뢰를 이렇게 저버려도 됩니까”라면서 이씨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지난 정부가 추진해 놓은 정책을 어떻게 한 순간에 뒤집으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나리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성동에서 1㎞남짓 떨어진 혁신도시 제3공구 상림동 대흥 마을도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혁신도시 주민대책위 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우씨를 만났다.

최씨에 따르면 최근 혁신도시 추진 혼란이 거듭되면서 혁신도시 편입지역 협의 보상률이 80%대로 높아졌다는 것. 이같은 이유로 “주민들이 20여년 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각종 개발제한으로 엄청난 재산상의 불이익을 받아 살아오다가 혁신도시 발표가 난뒤 들떴는데 최근 다시 혁신도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민들이 보상이라도 받자는 뜻으로 협의 보상에 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토지보상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주민들은 믿고 기다렸는데 토지보상할 때 충격을 받았다. 그는 “6,000여평에 양도세가 4억원이나 되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찻길도 없는 맹지 밭이 평당 29만원으로 잘 받았는데 도로변 전답이 평당 40만원으로 턱없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그것 때문에 불만이 있었으나 그래도 지역발전을 위한 차원에서 참고 넘어 갔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또다른 주민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주민들은 힘들다. 1억 미만 보상을 받은 주민들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사업이 늦어지고 지지부진해지면 농사도 못짓는 상황에서 보상비를 쓰고 나면 어디 전셋값이나 남을지 의문이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토지공사가 지난 5월 기공식만 해놓은 뒤 설치해 놓은 막사와 하청 건설사 사무실과 문화재조사를 벌이는 사무실만 마을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주민들은 한결 같이 “더 이상 정부나 행정기관에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 “혁신도시가 되든 안되든 간에 더 이상 논란이 없도록 명확하고 확실한 방침을 빨리 말해달라”고 다그쳤다.

/이용규 기자 lyg@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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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 2008-06-17 23:57:15
주공과 통합 결사반대....

호남 2008-06-13 12:55:40
토지공사 못오면 한나라당 20년동안 한자리 지지 받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