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사람]빙상경기장 스케이트 강사 조인섭씨
[일터와 사람]빙상경기장 스케이트 강사 조인섭씨
  • 조석창 기자
  • 승인 2008.08.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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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상경기장 스케이트 강사 조인섭씨.
“고개 똑바로 들고, 허리는 더 숙여야지. 오른발과 왼발을 번갈아 천천히 앞으로!”

초등학생 회원 허리를 뒤에서 잡고 스케이트 기초를 가르치는데 한창인 조인섭(39)씨.

조씨는 현재 중화산동 빙상경기장에서 스케이트 강사를 맡고 있다. 지난 1993년 효자동 전주아이스링크가 개장하면서부터 강사 생활을 시작한 조씨는 2000년 빙상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고등학교 시절 인라인 롤러스케이트로 1989년 국가대표까지 지낸 조씨는 1993년 지도자교육을 받고 종목을 스케이트로 전환했다.

“스케이트 강사는 일에 대한 사명감 없이는 힘듭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또 그 결과가 바로 눈에 보이기 때문이죠.”

현재 전주빙상경기장은 일반인 회원 80명을 포함해 약 200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개장 초기 조씨를 포함, 모든 강사들은 어린이회원을 엘리트선수로 육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아마추어에서 전문운동선수로 전환, 전북을 대표하는 엘리트선수가 배출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코치생활을 하는 제자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빙상경기종목 자체가 경비가 많이 드는 귀족적 성격의 운동이고 너무 힘들어 지원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오히려 회원 수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때문에 조씨는 생활체육으로서 스케이트 활성화로 방향을 선회, 흥미위주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회원들 유치에 주목했다. 생활체육으로서 스케이트활성화가 결국엔 엘리트 체육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해서 스케이트장 내부규칙이 느슨해진 것은 아니다. 자칫 방심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특히 휴일은 회원들과 일반입장객들이 뒤섞여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더운 여름날 시원한 곳에서 일을 한다는 주위의 부러움도 있지만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강행군하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긴장을 풀 수 없는 직업이 바로 스케이트 강사이다.

또한 조씨는 현재 전북도대표 쇼트트랙 코치도 겸하고 있어 육체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힘든 하루하루지만 스케이트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 조씨의 지론이다.

자신이 가르친 아이가 실력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엘리트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다면 그간의 힘든 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조씨는 하지만 어려움도 있다.

우선 강사층이 얕다. 특이한 직장인만큼 기능강사 확보가 만만치 않다. 부족한 강사문제로 현재 강사들은 중노동에 가깝게 종사하고 있다. 또한 개인 실력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들의 성화도 문제다. 많은 시간과 경비를 투자했지만 만족하지 못한 부모들의 항의가 제일 힘든 문제이다.

“학생 저마다 신체적 조건으로 인해 실력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님들의 질책은 견디기 힘들 정도입니다. 강사들을 책망하기 앞서 자신들을 먼저 알았으면 하는 것이 저희 바람입니다.”

보람도 있었다. 현재 도내 엘리트 쇼트트랙 선수를 확보한 학교는 교대부속초와 신성초가 있다. 초기 하위권에 머물던 빙상은 시간이 갈수록 실력향상이 눈에 띌 정도로 상승하고 있다. 아직은 중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머지않아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만 하다.

“코치를 비롯해 각 선수들이 더운 여름에도 불구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아마 내년 동계전국체전에서는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변함없이 스케이트 지도에 여념 없는 조인섭씨. 전북 스케이트 미래가 조씨의 손에 달려있다.

/조석창 기자 jsc@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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