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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46>주노
2008년 09월 18일 (목) 새전북신문 sjb8282@sjbnews.com
   
Juno(2007, 95분) 감독 : 제이슨 라이트먼 출연 : 엘렌 페이지, 마이클 세라


<Juno>는 청소년의 성(性)에 대한 성찰을 통하여 현실의 문제를 경쾌하게 풀어간다. 시나리오를 쓴 디아블로 코디(Diablo Cody)는 10대 시절 임신했던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Jason Reitman)은 가족이 입양하려는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을 모티브로 영화를 제작하였다. <Juno>는 후한 점수로 평론가의 지지를 받았을 뿐 아니라, -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공을 기록하였다. 80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10주간 미국 박스 오피스 Top 10에 올랐으며, OST는 빌보드 챠트 1위를 차지했다. 분명 청소년 트랜드로 치부하기에는 의미 있는 이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무거운 주제, 경쾌하게 다루기

<Juno>는 청소년 임신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경쾌하게 출발하여 10대 소녀 주노가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발견할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몸에 이상을 느낀 주노는 편의점 화장실에서 임신 테스트를 하고 원치 않는 상황이 시작됨을 직감한다. 세 번의 테스트 모두 임신이다. 주노의 가족은 친부, 계모와 어린 동생. 주노는 약간은 세상으로부터 방치된 듯 냉소적으로 보인다. 아기를 지우기 위해 사회 기관을 찾아가 보기도 하고, 대리부모를 찾기도 하며, 남자친구이자 아기의 아빠인 블리커와 임신 전과는 다른 방식의 사랑을 탐색하기도 한다.



비혼모 임신을 모티브로 한 진정한 사랑 찾기

<Juno>는 "다양한 삶의 편력을 인정해야 한다", "재미는 물론 새로운 영화, 새로운 시대의 바로미터로 유의미한 작품"이다. 무심해 보였던 주노의 가족과 블리커는 주노의 선택을 존중하고, 생명에 대한 호기심과 그녀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으려 한다. 태아에게도 ‘손톱’이 있다는 이야기에 주노는 스쳐가는 모든 사람의 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원치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삶을 과감하게 되돌려서 차선책을 찾고, 부모 자격은 없지만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출산을 결심한다. 현실적이고 낙천적이며 정직하기까지 한 청소년이다. 다행스럽게도 주노는 태어날 아기를 위해 이상적인 양부모를 찾아간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10대들의 쿨 메시지

N명의 사람에겐 N개의 삶의 방식이 있다. 누구도 자신의 잣대로 그들의 삶을 평가할 수 없다.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임신이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타자’가 관계된 이야기다. 성(性)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불리커와 충실한 경험을 하고, 그것이 임신으로 이어지지만 생명이 소중한 탓에 지우지 못하며, 입양으로 책임진다. 대부분 사랑에서 출발하여 결혼과 임신으로 이어지지만, 누군가는 임신과 출산 이후에 자신의 사랑을 찾기도 한다. 주노는 상식적인 삶의 인과 관계를 전복시키며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



“의식은 존재를 반영한다.” 실제 삶 속에서 임신을 경험하는 청소년의 사회적 좌표와 삶의 궤적을 추적해보면 낭만적인 서사에 웃을 수만은 없다. 9개월이 되도록 딸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알지 못하는 어머니, 임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간을 소비하다가 불법적인 수술을 받아야 하는 현실의 청소년 비혼모는 사회적 보호 장치와 가족의 사랑에서 비켜서 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옴니버스 영화 <시선 1318>의 이현승 감독 <릴레이>가 보여주었듯, 인권이란 소수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은 때론 이성이 아닌 민감하게 사물을 감싸는 감성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김혜영 객원전문기자(전북비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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