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공원에 설치된 천문대에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우주는 가장 광범위하면서도 가깝고 뛰어난 작품의 소재입니다. 천문대는 관객들이 제가 천체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고 느꼈던 우주의 아름다움을 통해 예술의 미적 감각을 키우고 창의적 예술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설치된 것입니다”
14일,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조각공원과 사설 천문대가 공존하는 부안군 변산면 금구원 조각전시관에서 김오성(64) 관장은 조각공원에 설치된 천문대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조각가 김오성씨가 운영하는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16,528(m², 약 5,000평) 일원의 금구원 야외 조각전시관에는 김씨의 조각 작품 150여 점과 천체관측이 가능한 천문대가 설치돼 있다.
김씨는 “석조 조형물은 돌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재료를 통해 실체의 형상을 이끌어내는 것이다”며 “따라서 석조 조각은 최초의 구상에 따라 결과물이 돌출되는 만큼 어떤 작업보다 엄격하고 치밀한 작업이 뒤따르며 가변성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번으로 모든 조각의 행위가 마감되는 석조 조형물의 특수성을 감안해 천체관측을 통해 새로운 창의적 소재와 영감을 얻는다는 김씨는 우주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광범위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금구원 조각전시관은 김오성씨의 선친이던 김병렬(1963, 금탑산업훈장)씨가 농민학교를 세우기 위해 척박한 임야에 조성했던 금구원 농장 부지다. 김씨는 선친의 농민학교 설립이 무산되자 이곳을 1966년부터 개간해 이곳에 자신의 조각 작품들을 하나 둘, 야외 공간에 전시하기 시작했다.
1991년 고향으로 귀향한 김씨는 석조 조형물의 타 시와 도의 조각공원 이동 조성에 대한 집요한 회유와도 싸움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그는 선친의 꿈과 자신의 어린 시절 꿈이 서린 이곳을 고수하며 현재까지도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척박한 야외 조각 공원을 조금씩 변화 시키며 지역의 명소로 만들어 가고 있다.
▲ 김오성 관장이 작품 '돌, 바람 앞에서' 옆에 서 있다.
금구원 조각전시관은 이미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익히 언론과 방송에서 다루어 질만큼 한국 최초의 사설 천문대와 야외 조각공원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진입로와 주차장 등 접근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문화와 예술로 소통하는 문화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김오성씨는 “올해는 세계 천문의 해”라며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천체관측의 적기인 매월 음력 5일~15일 사이에는 새로운 조각 작품들과 함께 달과 토성, 목성 등 우주의 변화와 별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소통의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오성 작가는 중학교 시절 미술선생님의 권유로 인해 처음 조각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우리나라 조각사에 한 획을 그었던 조각가 고(故)김경승 작가의 작업을 도우며 20여 년 동안 혹독한 조각 훈련을 통해 독학 조각가로 태어났다.
현재 김오성 작가의 조각 작품은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야외 전시작품들을 비롯해 서울과 부산, 대전, 서천, 정읍 등 전국에 다수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