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조한국 생활한방]징가와 자궁근종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9.06.25 15:26

한의학은 고대부터 민중과 함께 생활해 온 민중의학(民衆醫學)이자 실용의학이다. 지금도 과거에 써온 의학용어들이 사용되는데 예를 들면 ‘밥을 잘못 먹고 냄새에 민감하면서 약한 사람을 보고 비위가 약하다’라고 한다. 여기에서 비위란 바로 한의학에서 음식물 섭취에 중요한 비위(脾胃)를 말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증상은 비위가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또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로 황당한 일을 겪거나 답답할 때 쓰는 ‘기가 막히다’가 있다. 여기서 기(氣)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피와 더불어 인체의 순환을 담당하는 것을 말하고, ‘막히다’는 소통이 되지 않아 머물러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기가 막히는 것은 울체된 것을 뜻한다. 다른 예로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다’나 ‘간이 부었다’라는 표현 등이 있다.

여기에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용어가 있는데 바로 ‘징가’라는 병명으로 현대의학으로 말하면 자궁근종에 해당한다.

‘동의보감’을 살펴보면 “징가가 부인의 자궁에 생기면 유산을 하고 포락(胞絡)에 생기면 경폐(經閉)가 된다”고 돼 있다. 자궁의 차가운 기운으로 인해 기와 혈이 상하면 자궁의 혈과 기가 통하지 않아 뭉치게 되고 이때 생기는 덩어리가 바로 자궁근종인데, 현대의학으로 크기가 너무 크면 수술요법을 권하지만 크기가 크지 않거나 환자의 상태가 수술을 할 수 없을 경우에는 한방치료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며칠 전에 50대 환자가 방문했다. 병원에서 자궁근종으로 수술을 했는데 하복부 통증과 지속적인 출혈로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우리한의원에 입원하여 치료코자 한 것이다. 일단 양방적인 수술을 하였기에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는 않고, 지속적인 하혈과 꽉 쥐는 듯한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기에 입원시켜 치료했다. 다행히 환자는 약 3주 정도 치료 후 호전돼 퇴원했다.

한방적인 징가(자궁근종)의 치료방법은 먼저 자궁 속에 쌓인 습담과 노폐물을 없애고 울체된 기와 혈을 푸는 것부터 시작하며, 치료방법으로 전생활혈단 같은 탕약요법 외에 침술요법, 좌훈요법 등을 병행한다.

징가라는 병명은 자궁근종 외에 자궁내막증 같은 병명도 포함한다. 자궁내막증은 매달 정상적으로 배출되어야할 생리혈이 자궁이 아닌 난소, 골반, 복강 등에 고여 생리통을 유발하거나 골반통, 성교통, 배란통, 배뇨배변통 등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통증이 상당히 심하고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가 매우 고통스럽게 된다.

앞서 소개한 환자는 이외에 병원 진단 상 난소에도 혹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지만 꾸준한 약물치료와 침술치료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징가는 ‘정기를 보하면 적은 저절로 없어진다’라 하여 인체의 면역기능과 체력의 보강을 중요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방안에 사람이 다 좋은 사람이고 한 사람만이 나쁜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이 많은 좋은 사람들의 좋은 것을 보고서 견뎌 낼 수 없어서 스스로 좋은 사람으로 동화되듯이 인체의 튼튼한 진기(眞氣)가 든든하고 위기(胃氣)가 좋아서 영양섭취가 좋아지면 질병은 서서히 좋아지게 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징가의 치료를 위해서는 한약의 처방 또한 중요한데 징가를 직접 치료하는 전생활혈탕 같은 탕약 외에 신체의 정기(精氣)를 보강하는 인삼양영탕처방 외에 삼릉, 봉출, 향부자, 도라지(길경), 곽향, 익지인, 육계등의 기혈순환약제를 사용하면 치료효과가 더욱 좋다.

/조한국(조한국한의원 원장223-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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