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02월27일19시47분( Thursday ) Sing up Log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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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사람]서로 보듬는 전북은행 노조

▲ 전북은행 노동조합 16대 집행부 두형진 위원장(가운데)과 김병수, 최강성, 정윤미, 조인성(왼쪽부터) 부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용기간 2년’을 명시한 현행 비정규직법의 적용 마감시기가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규모 해직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비정규직 고용이 많은 은행이나 유통업체, 중소기업 등에서의 다량 해직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지는 사업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전북은행이다.

전북은행에는 오는 7월 직장을 잃을 위기에 놓인 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 2007년 12월 노사간에 고용보장 협약이 맺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모두 188명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현재까지 무기계약직은 노동조합에 소속되지 않았지만 전북은행 노조는 이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앞장서 왔다.

▲ 두형진 위원장

용보장을 이뤄낸 것 뿐만 아니라 휴가, 경조사비 등 복지부문에서도 정규직과의 차별을 없앴다. 5월부터는 중식대와 교통비도 7만5,000원 가량 인상해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대부분 은행창구에서 근무하는 무기계약직들이 일반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하나는 시험을 통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업무지원직이라는 특별전직 형태를 통해서다. 올 4월에도 5명이 일반직으로 전환했다.

이렇게 무기계약직의 고용 및 복지를 보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정규직 사원들의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자신들이 누려야 할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한 것이다.

이는 2007년과 2008년 임금동결이라는 부분에서도 잘 나타난다. 당시 전북은행은 적자상태도 아니었고,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바빴던 것도 아니지만 2년간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오히려 두각을 나타내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이에 대해 두형진 노조위원장은 “경영진에서 위기의식을 함께 느끼자는 차원에서 동결을 요구했고 노조원들이 따라줬다.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우리은행이 현재와 같이 좋은 지표를 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초 임기를 시작한 두 위원장은 올해를 ‘가정의 원년’으로 삼았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기 위해선 가정의 행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월 둘째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그날만큼은 야근도 피하고, 술자리로 멀리하기를 조합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가족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라는 의미다.

전북은행 노조는 직장내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한차례씩 ‘사랑의 호프데이’를 마련해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을 소년·소녀가장을 돕는데 쓰는 것. 또 지역사랑봉사단을 운영하며 독거노인들에게 쌀과 김치 등을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1년에 한번은 은행으로 직접 초대해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생필품 등 작지만 소중한 선물을 증정한다. 올해도 다음달 24일에 이같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위원장은 “지역사회 현장에서 나눔을 펼칠 수 있는 노동조합을 운영해 나가겠다”며 “친구 같은 노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j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