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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76>베이비 길들이기
2009년 07월 02일 (목) 새전북신문 sjb8282@sjbnews.com
   
  ▲ 베이비 길들이기 포스터  
 
지난 월요일 (6월 29일)은 할리우드 고전 영화의 마지막 전설의 한 명인 캐서린 햅번Katharine Hepburn이 죽은 지 여섯 번째 해가 되는 날이다. 캐서린 햅번은 2003년 메릴 스트립이 13번째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 전까지 가장 많이 후보에 올랐던 배우였고, 또 4번이나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지금까지 가장 많이 오스카 상을 수상한 배우이다. 또 미국영화연구소(AFI)가 뽑은 가장 위대한 여배우 25명중 1위의 자리를 차지한 이가 캐서린 햅번이다. 이처럼 서구에서 최고의 인기 배우로 또 영향력있는 배우로 알려진 캐서린 햅번이지만, 우리에게는 유난히 덜 알려진 배우이기도 하다. 어쩌면 여성적인 감미로움보다는 당대에 이미 바지를 즐겨 입는 등 남성들에게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던 캐서린 햅번의 이미지가 다른 고전 영화의 여우들보다 덜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했는지도 모른다.

캐서린 햅번은 또한 그 정열적인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짧은 결혼 생활을 정리한 후, 이미 결혼하여 아이를 가진 자신의 동료 배우였던 스펜서 트레이시Spencer Tracy를 사랑한 햅번은 트레이시간 죽던 1967년까지 그와 함께 한다. 지인들이 이 둘의 관계를 모두 알았을 정도였지만, 엄격한 로마 카톨릭의 영향으로 트레이시는 죽을 때까지 이혼하지 않았으며, 이들은 결코 한 집에 살지도 않았고 또 여행 중에도 언제나 다른 방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최고의 배우 햅번은 아홉 번이나 스펜서 트레이시와 함께 영화에 출연하고, 또 62년에서 67년 트레이시가 죽을 때까지는 심장병에 시달리는 트레이시를 수발하기 위해 배우 활동을 쉬기도 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오스카에 12번이나 후보로 오를 정도로 탁월한 배우 캐서린 햅번은 수많은 명작들을 남겼다. 험프리 보가트와 열연한 <아프리카의 여왕>이나 캐리 그랜트Cary Grant와 제임스 스튜어드와 함께한 <필라델피아 스토리>, 또 자신의 연인이었던 트레이시와 함께한 <초대받지 않은 손님>, 여기에 아카데미 수상작 <황금연못>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많은 영화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하워드 혹스의 <베이비 길들이기>Bringing Up Baby이다. 1938년 혹스가 ROK사와 계약하여 만든 영화인 <베이비 길들이기>는 스크루볼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주며 할리우드 고전으로 남은 영화이다.

깜찍하고 귀여우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수잔 역을 맡은 캐서린 햅번의 속사포로 쏘아대는 재치있는 말솜씨는 영화 내내 보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제목에서 나오는 베이비는 극 중 등장하는 표범에 대한 애칭이다. 아프리카에서 수잔의 오빠가 보낸 이 길들여진 표범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에피소드 속에서 등장인물들 간 오가는 오해와 해명이 빠른 전개와 쉴새 없이 터지는 요절복통할 대사들, 그리고 무성 영화기 인기를 끌었던 슬랩스틱 코미디 연기가 합해져서 스크로볼 코디미의 정수를 보여준다. 영화는 무엇보다 데이비드(캐리 그랜트)에게 푹 빠진 수잔이 데이비드가 결혼식에 가지 못하게 일을 벌이면서 자신의 곁에 두려는 상황에서 생겨나는 오해들의 연속으로 관객들을 요절복통 웃음 세계로 빨아들인다.

<베이비 길들이기>의 멋진 면모는 단순히 웃음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캐서린 햅번이 발산하는 매력이다. 가둬둔 우리를 빠져나간 표범을 찾아 집 근처 숲을 헤매다 한 쪽의 신발 굽이 부러져 절뚝거리는 햅번의 모습이 그러하다. 웃음을 자아내는 햅번의 절뚝임은 단순한 슬랩스틱을 넘어서서,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남자 옆에서 귀엽게 구는 햅번의 상큼하며 재기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에 빠져드는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함께 발산하니 말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경찰서 장면은 스크루볼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수잔과 데이비드에 이어 모든 등장인물이 꼬이고 꼬인 오해로 인해 계속해서 유치장에 갇히는 장면에서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재치있는 대사들이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더욱이 오해를 풀려고 수잔과 경찰관 사이 대화에 끼어들고자 하나 끊임없는 대화로 어찌할 바 모르는 데이비드역의 캐리 그랜트의 표정을 본다면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또 거짓으로 유치장을 나서는 수잔 역의 햅번이 보여주는 날렵한 모습과 담배를 피워대며 갱단인 양 속이는 햅번은 영화 내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귀엽고 깜찍하면서도 당돌한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캐서린 햅번의 파트너로 등장하여, 원칙주의적이며 순진한 동물학자 데이비드 헉슬리 역을 맡아 열연하는 캐리 그랜트의 매력도 이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포인트이다. 참고로 캐리 그랜트는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최고의 남성 배우 25명 중 험프리 보가트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이주봉 객원전문기자(군산대 전임강사, 전북비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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