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2년05월23일 19:33 Sing up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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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미디어 관련법 국회 공방에 대한 ‘유감’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 국회가 갈등을 해결하기는 고사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하고 있다. 국민의 이해관계는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벌써 7개월째 미디어법과 관련한 소모적인 정쟁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2월 여당에 의해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이후, 7개월 이상 찬·반간에 치열한 공방을 계속하던 신문법,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이 지난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표결과정에서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 등이 불거져 민주당 등 야3당이 헌법재판소에 방송법의 효력정지가처분 및 권한쟁의심판청구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야당은 미디어법 통과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장외집회로 맞대응하고 있으며, 여당은 향후 보궐선거를 향한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사법적인 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미디어 관련법을 둘러싼 정국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법안 개정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방송?통신?신문 등 매체 간 융합하는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고, 방송산업에 대한 엄격한 교차소유 및 겸영규제를 풀어 신규투자를 늘림으로서 미디어 산업의 발전과 선진화를 이룩하고,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수준의 미디어 기업이 출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며 일자리도 창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는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이 궁극적으로는 메이저 보수 신문사들과 대기업에게 방송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법안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신문방송 겸영은 일부 메이저 신문에 의한 여론 독과점 우려가 있고, 대기업들의 방송진출은 산업자본의 언론장악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야 모두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들은 냉담하기만 하다. 아무리 일자리 창출, 실업구제, 사업발전 혹은 언론 독점으로부터 민주주의 수호를 외쳐도 싸움의 본질은 ‘정치 세력 유지에 필요한 미디어 장악’이라는 자신들만의 ‘피 터지는 싸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무관심의 책임은 정치인 스스로에게 있다. 경제적 효과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내놓은 과학적 근거들은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주장은 정치적 구호에 머무르고 있어 상대나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 관련 외국 사례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절취 편집하여 인용하여 전체적 의미를 결여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지난 3월 구성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역시 처음부터 끝이 보이는 찬반 10:10 구조로 구성해 자신을 선임한 정당의 주장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합의가 아닌 갈등 심화의 근거를 제공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여당은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의사는 무시한 채 ‘전문가 의견’만을 고집하고 야당은 숙성된 국민의 의사라고 보기 어려운 ‘국민 다수가 반대’라는 여론을 들어 반대논리로 삼고 있다.

미디어 관련법의 개정 여부는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국가적인 아젠다임에 틀림없다. 지금처럼 국민은 배제한 채 이루어지는 국가 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국민의 이해와 동의가 필수적인 사안이다. 지금부터라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미디어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법의 개정이 국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국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해야 한다. 특히 미디어 관련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그런 다음 개정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법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박태순(사회갈등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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