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서 도내 출신의 장차관급 인사 가운데 여양 진씨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씨 가문의 약진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개각 인사를 통해 알려졌다. 주인공은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57)과 진영곤 사회정책수석(52)이다.
여기에 올해 1월 장관급 인사로 임명된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여양 진씨 흥덕 문중 출신으로 재경부2차관,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냈다.
현직에 있는 전북 출신 장차관급 인사는 진동섭·진영곤 수석 비서관, 진동수 금융위원장을 포함해 청와대 김백준 총무비서관, 한덕수 주미대사, 권태균 조달청장 등이 전부다.
고창 출신 여양 진씨의 약진은 전두환 정권 시절 진의종 전 국무총리 발탁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이들은 진 전 총리와 혈연관계로 진영곤 수석비서관은 진 총리의 조카다. 행정고시 22회로 시작해 기획예산처와 보건복지가족부, 여성부 차관을 두루 거친 복지예산 분야 전문가다.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은 무주 출신이지만 같은 집안이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로 20여년을 재직한 학자 출신으로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재임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에게 ‘청계(淸溪·맑은 계곡)’란 아호를 지어준 취운 진학종 선생은 진 총리의 동생이다.
이밖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정(郵政)사학자인 진기홍 옹과 아들 진영 국회의원(한나라당 서울용산) 역시 무장 문중 출신이다. 진 의원은 당내 새만금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새만금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부안에서 출생했지만 진념 전 경제부총리 역시 여양 진씨 무장 문중 출신으로 직업이 장관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동력자원부와 노동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수장을 지냈다.
중앙부처 고위 공직자 중에는 지식경제부 진홍 기후에너지정책관과 진형양 기획재정부 조사관 등이 있다. 진홍 정책관은 전북일보 사장을 지낸 진기풍씨의 아들로 지경부 기획조정실정책기획관을 역임했다.
학원농장주인 진영호씨는 진의종 총리 장남으로 매년 봄 가을 보리밭, 메밀꽃 축제를 열어 고창을 전국에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진 대표가 일군 학원농장은 2004년 전국 최초로 학원농장주변이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됐다.
무장과 흥덕에 세거를 둔 여양 진씨는 현재 70세대가 고창에 남아 있다. 여양 진씨 전북종친회 진종상 고창지부장은 “무장과 흥덕에 진씨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지만 현재 남아있는 것보다 2∼3배 많은 세대가 서울 등 각지로 떠났다”며 “일가들이 주요 부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강영희 기자 kang@sjb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