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이사람]황병하 판사 "호통 아닌 소통 판사로 불리고 싶어"

기사 작성: 이강모 기자 - 2010.02.02 19:08

“저는 호통 판사가 아닌 소통 판사로 불려지고 싶어요.”

호통으로 유명한 광주고법 전주원외재판부 황병하 부장판사가 제2의 고향인 전주를 떠나 타지방법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황 판사는 피고인에게 있어서나 변호사에게 있어서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엄하게 꾸짖는 일명 ‘호통 판사’다.

그러나 이면에는 ‘법에도 눈물은 있다’는 신조 아래 억울하게 법정까지 서 당한 사람들에게는 따스한 손길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등 인간적인 측면도 강하다.

황 판사는 “재판 과정서 어려운 법률용어를 사용하면 피고들은 물론 많은분들이 당황하고 무서워하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판결을 떠나 모든 분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때만 목소리를 높인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처음 판사로 발령 받은 젊은 호기에는 피고들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때 목소리를 많이 높였다”며 “그러나 20년 이상 재판을 진행하는 노령 판사가 되다보니 도덕적으로 이해가 안가고 피고인이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할때 호통을 쳤다며, 사건 피고는 그 호통의 의미를 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판사는 도내 주요 사건을 담당하는 고법 재판부장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4건을 꼽았다.

첫번째는 최근 대법서 유죄가 확정된 전 김진억 임실군수 사건과 전 김세웅·이무영 국회의원 사건, 전 황석규 도의원의 ‘뽕잎 고등어’사건이다.

황 판사는 “재판을 진행하며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고 사회적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가끔씩 가슴 아픈 재판도 많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결해 오는 등 도민 모두가 범죄 없는 행복한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판사는 마지막으로 “사실 난 태어나기만 서울에서 태어났고 부모는 모두 이곳 완주사람으로 사실상 고향은 이곳 전북”이라며 “ 인재양성 즉 사람이 자원으로 타 지역에서 많은 범죄가 발생할지라도 전북에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기도하겠다”고 기원했다.

한편 황 판사는 1983년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4년 영국 런던대 법과대학원을 졸업, 1989년 서울남부지원 판사로 임용돼 서울·대구·인천법원을 거쳐 2002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임명후 2006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2008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부장판사를 역임하는 등 오는 11일자로 서울고등법원으로 발령된다.

/이강모 기자 kangmo518@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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